전북은행의 박춘원 행장이 전면적인 체질 개선과 조직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캐피탈 업계에서 입증된 ‘재무·전략통’인 박 행장은 자산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기업·투자금융 명가 재건이라는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지방 경기 침체 속에서 건전성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며 기초체력을 다지는 동시에, 현장 중심의 소통 경영으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행장은 금융 실무와 경영 전략 분야에서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아왔다. 서울대 자원공학과와 시카고대 MBA를 마친 뒤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이사 등을 거쳤다. 특히 2021년 JB우리캐피탈 대표 취임 첫해에 17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후 2024년에는 2239억원까지 끌어올리며 중고차 금융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등 뛰어난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현재 전북은행이 가장 주력하는 것은 여신 건전성 방어다. 고금리 여파로 지방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올해 1분기 총대출 연체율은 1.7%대 안팎까지 치솟았고,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전 분기(0.75%) 대비 0.47%포인트 상승한 1.22%를 기록했다. 부실채권 급증으로 대손충당금 적립률 역시 140.17%에서 95.44%로 하락하며 자산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에 박 행장은 과감한 부실채권 매각과 상각을 단행하며 잠재적 리스크를 빠르게 털어내고 있다. 동시에 이자이익 의존도에서 벗어나 방카슈랑스와 신탁 부문을 중심으로 비이자이익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캄보디아 현지 법인(PPCBank)의 모바일뱅킹 고도화를 추진하는 등 성장 동력을 재정비하고 있다.
경영 철학인 ‘현장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박 행장은 최근 전 영업부 센터를 아우르는 현장 순방에 나섰다. 최일선 직원들과 만찬을 함께하며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는 수평적 소통 방식으로 직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박 행장은 현장에서 ▲감사 문화 확산 ▲업무 프로세스 표준화 ▲리더십을 골자로 하는 ‘3대 기업문화 혁신 프로그램’을 공유했다.
과감한 혁신 속에서도 해결할 과제는 있다. 가계 예대금리차가 5%포인트를 상회하며 상위권을 기록해 일각에서는 이자 장사라는 시선과 함께 올해 말 예정된 전북도 금고 재선정 과정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전북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상 정책서민금융 공급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데 따른 ‘착시효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출 문턱을 낮춰 서민과 소상공인을 품다 보니 평균 대출금리가 높게 산정됐을 뿐, 실제로는 금융 소외 계층을 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의 연체율 상승 역시 어려운 지역 경기 속에서 서민 대출 비중을 유지하며 감내하고 있는 값진 성장통인 셈이다. 전북은행은 금융위 지역재투자 평가에서 전북 지역 최우수 등급을 유지하며 매년 수익의 상당 부분을 지역 사회공헌으로 환원하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