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손실 ‘5조원’ 추산… 정유업계 “관건은 적정마진”

최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최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정유업계가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손실 보전을 위한 고시를 환영하면서도 보상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을 걱정하고 있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약 3개월째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로 인한 누적 손실규모가 5조원에 달한다. 앞서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한 4조2000억원 수준의 최고가격제 손실 보상 비용을 넘어선 것이다.

 

업계의 추산과 달리 정부는 업계 손실을 3~4조원으로 규정한다. 그러면서 이날 원가 산정방식, 정산대상기간 및 신청 절차, 최고액 정산위원회 구성·운영 등을 담은 최고가격제 손실 보전을 위한 재정지원안을 고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고시로 그간 불분명했던 보전 기준이 일부 구체화됐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최종 보상 규모의 충분성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기업에 가장 중요한 이윤인 ‘적정 수준의 마진’을 정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고시에 따르면 최종 손실 보전 금액은 산업통상부 장관이 업체가 산정한 원가 등을 기준으로 적정 수준의 마진을 고려해 결정하는데, 이 기준이 매우 모호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고시에 적정 마진에 대한 기준이나 산정 방식은 언급돼있지 않고, 정산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결정된다고 적혀있다”며 “이윤을 얼마만큼 보상해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향후 위원회에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최고액 정산위원회에서 적정 마진을 둘러싼 논쟁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고액 정산위원회는 원가 등의 산정, 적정 수준의 마진의 결정, 재정지원 신청서류의 검증, 지원금액의 지급 여부 및 지급액수의 검토 등에 대해 심의한다. 회계·법률 분야, 석유시장 분야 전문가 및 정부위원 등 20인 이내로 구성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고시에 최고가격제 종료 후 발생할 재고 손실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최고가격제 종료 전에 비싸게 수입한 원유로 만든 제품을 유가 하락 후에 판매하면서 발생하는 재고 관련 손실에 대한 보전 방안이 언급돼있지 않다는 것이다.

 

고시에 따라 정유업체는 최고가격제 적용 기간 동안 최고가격제 지정 대상 석유제품의 생산·판매를 위해 투입된 원유도입비용, 생산·판매비용 등을 더해 원가를 산정해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다만 고시에는 필요한 경우 정유업체들의 평균 비용을 산정해 원가 등을 정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원가를 산출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고 굉장히 디테일하고 복잡하다”며 “회사가 산정한 원가를 정산위원회에서 인정해주지 않고 업계 평균으로 산정해버릴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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