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이재용 회장 회동…비수도권 반도체 투자 논의

지난 13일 이탈리아 로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 호남·충청 등 비수도권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지방에 제2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정책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지방에 반도체 투자를 단행하는 안건에 대해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이 회장은 비공개로 만나 신규 반도체 투자 및 지역균형 발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는 29일로 예정된 ‘국토공간 대전환’ 민관 합동회의를 앞두고 관련 의제를 막판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4일 열린 관훈토론에서 “(호남·충청 등에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논의 마무리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 확정이 되면 기업들과 부처가 모여 국민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김 실장은 “수도권에 더 지으려 해도 땅도, 전력도, 용수도 없다”면서 비수도권 반도체 투자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재계에선 국내 반도체 투톱이 호남과 충청권에서 신규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광주·전남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호남권에서는 광주 첨단3지구, 전남 해남 솔라시도 등 구체적인 투자 부지 후보군까지 거론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뒤따르는 전공정 팹(fab)까지 포함하는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방안이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어 투자액은 수백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 투자를 늘리게 되면 지방의 고용 창출 및 세수 증가 등의 경제적 효과가 커질 전망이다.

 

 쟤계 총수들은 조만간 지방에 내려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직접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오는 30일 광주를 방문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축으로 하는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도 다음달 2일 충남 천안캠퍼스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호남·충청 지역에 반도체 투자를 단행하는 건 비수도권에 견줘 전력·용수 확보가 용이하다는 장점에 더해 지방 균형발전이란 대의에도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공장이 수도권에 있어야 한다는 것은 산업화시대의 낡은 관념"이라면서 "반도체 제조공장 분산 배치가 세계적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국가안보산업인 반도체 공장을 한 지역에만 모아두는 것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잘못된 것"이라며 "대만 TSMC는 대만 전역에 반도체 공장을 분산배치하고 있고, 최근엔 일본 구마모토에도 공장을 배치했다. 일본 라피더스 반도체 공장도 홋카이도에 있다”고 덧붙였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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