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반도체 기업들이 추가 생산거점 확보를 위해 넓은 부지와 안정적인 전력·용수 공급이 가능한 새로운 후보지를 검토해 왔다"면서 "높은 전력자급률과 풍부한 용수, 전남대학교·GIST·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등 우수한 연구·인재 기반을 갖춘 서남권이 경쟁력 있는 후보지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28일 자신의 SNS에 게재한 '반도체 투자, 기업의 결정을 존중하고 정부가 끝까지 뒷받침하겠습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최근 국내 기업들의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러한 논의가 우리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용인 클러스터만으로는 미래의 글로벌 수요와 경쟁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왔다"면서 "수도권의 높은 토지 비용과 제한된 인프라 여건을 고려할 때 지방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적었다.
김 장관은 이어 "반도체 산업은 최첨단 공정을 누가 먼저 확보하고, 미래 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면서 "실제로 국내에서도 HBM3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가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제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경쟁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를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국(마이크론), 중국(CXMT) 등을 예로 들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시키를 대폭 앞당기기로 한 사실도 공유했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당초 계획보다 크게 앞당겨 구축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삼성전자는 7년, SK하이닉스는 12년이나 조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부 역시 이에 맞춰 전력·용수·도로 등 핵심 인프라를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장관은 비수도권 투자의 당위성도 역설했다. 그는 "기업의 결정은 단순히 팹 하나를 짓는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반도체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투자이자,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고 산업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서남권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만드는 국가적 프로젝트"라고 진단했다. 김 장관은 대만의 사례를 들며 "TSMC는 기존 북부 신주과학단지에 이어 남부 가오슝까지 생산거점을 확대했다. 현재는 남부 지역의 생산 비중이 북부를 넘어설 정도로 성장하면서 반도체 경쟁력 강화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기업이 계획한 투자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부지, 전력, 용수, 도로 등 모든 기반시설을 신속히 지원하겠다"면서 "인허가 역시 지방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기업이 투자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25일 비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 및 용수 등 기반 시설 설치비를 최대 100%까지 국비로 지원하는 내용의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