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르기 전에 얼른 사자”…집값 상승 기대감에 주담대·신용대출 ‘쑥’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 모습. 뉴시스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 모습. 뉴시스

정부와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 기조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매수 심리 회복과 주식시장 ‘빚투’ 자금이 맞물리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식지 않고 있다. 부동산 시장 상승 기대감이 주택담보대출을 이끄는 가운데, 최근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되자 증시 대기 자금이 정기예금으로 다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 현상까지 겹치면서 금융시장 전반의 자금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크게 확충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617조42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2조 2831억원 불어난 규모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은행권의 자율적 대출 문턱 높이기에도 불구하고 이미 승인된 집단대출 실행과 실소유자 중심의 매수 수요가 지속해서 유입된 영향이다.

 

개인신용대출 잔액 역시 110조484억원으로 전월 보다 1조3780억원 급증했다. 증시 강세 흐름에 맞춰 마이너스통장 등을 활용해 주가지수 상승에 베팅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신용대출 수요가 이어진 결과다. 

 

이처럼 주담대와 신용대출이 동시에 팽창함에 따라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전체 잔액은 778조7869억원으로 올라섰다. 전월 말과 비교해 한 달 만에 3조8261억원 늘어났다.

 

지난 6월 가계대출 증가 폭(4조1379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4조원 안팎의 가파른 증가세가 지속된 셈이다. 다만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20조5653억원으로 전월 대비 6505억원 감소하며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정부가 전세대출을 집값 자극 요소로 보고 보증 비율 축소 등을 검토하면서 일부 관망세가 형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으며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 대기성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대거 돌아오는 ‘역머니무브’ 현상도 뚜렷하게 관측됐다. 투자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 잔액은 한 달 사이 무려 52조원가량 급감했다. 반면 시중은행들의 수신 금리 경쟁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맞물리며 정기예금 잔액은 같은 기간 약 25조원 폭증했다.

 

금융권에서는 “주택 시장 상승 전망에 기댄 대출 수요와 증시 유동성이 엇갈리면서, 자금이 대출 시장과 안전 수신 상품으로 동시 쏠림을 보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추가적인 금융 규제 수위와 금리 향방이 향후 가계부채 관리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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