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면 낫는다?”… 허리디스크 환자, 무조건 휴식은 금물

허리가 아프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이 가장 먼저 침대에 눕기 마련이다. 최대한 허리를 쓰지 않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허리 통증이 매우 심한 초기에는 하루나 이틀 정도 충분히 쉬는 게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이 줄어든 뒤에도 계속 누워만 있으면 오히려 허리 기능이 약해지고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

 

허리는 척추뼈와 디스크만으로 지탱되는 구조가 아니다. 복횡근과 다열근, 둔근 등 여러 근육이 함께 작용해야 몸의 중심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움직임을 지나치게 줄이면 허리를 지지하는 근육이 빠르게 약해진다. 당장은 편안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다시 일어나 걸을 때, 물건을 들 때 허리가 몸의 하중을 제대로 견디지 못해 통증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도일 고도일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에 따르면 무엇보다 가벼운 움직임은 척추 조직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그는 “디스크는 혈관이 많지 않아 걷거나 자세를 바꿀 때 발생하는 압력 변화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는다”며 “장기간 누워 지내면 이러한 자극이 감소하고 허리 주변의 혈액순환도 저하된다. 근육이 굳고 관절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작은 동작에도 불편함을 느끼기 쉬워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증에 대한 두려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허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모든 움직임을 피하면 뇌의 신호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즉, 조직의 손상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몸을 구부리거나 걷는 것만으로 통증을 과도하게 느끼는 통증 과민 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 활동량 감소로 체중까지 늘어나면 척추뼈와 디스크, 후관절이 받는 부담도 함께 증가한다.

 

따라서 허리 통증의 회복 원칙은 무조건적인 휴식이 아니라 통증 범위 안에서 서서히 움직임을 되찾는 것이다. 통증이 심한 초기 1~2일은 안정을 취하되, 이후에는 짧게 걷고 자주 자세를 바꾸며 가벼운 스트레칭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한 번에 오래 움직이기보다 여러 차례 나누어 활동하고 통증이 심해지지 않는 범위에서 시간과 강도를 조금씩 늘려야 한다.

 

걷기는 비교적 부담이 적은 운동이다. 빠르게 걸으려고 하기보다 편안한 속도로 20~30분 정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오래 걷기 힘들다면 5~10분씩 나누어도 된다.

 

고 병원장은 통증이 안정되면 누운 상태에서 골반을 가볍게 말아 허리를 바닥에 밀착시키는 골반 후방경사 운동,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브릿지, 네발기기 자세에서 한쪽 팔과 반대쪽 다리를 드는 버드독 등을 통해 코어 및 엉덩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척추 안정성 강화에 도움이 되는 수정 컬업(Modiified Curl Up). 고도일병원 제공
척추 안정성 강화에 도움이 되는 수정 컬업(Modiified Curl Up). 고도일병원 제공

척추에 통증이 있는 경우, 척추 안정성 강화에 기여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정 컬업(Modiified Curl Up)운동의 경우 허리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척추 굴곡을 최소화하면서, 허리를 보호하는 코어 근육(복직근 및 복사근)을 안전하게 활성화한다.

 

바닥에 누운 상태에서 한쪽 무릎은 세우고, 반대쪽 다리는 편하게 뻗는다. 한 손은 뒤통수를 받치고, 다른 한 손은 손등이 허리에 닿도록 요추 아래에 놓는다. 이때 허리가 움직이거나 손등을 누르지 않도록 허리를 완전히 고정한 상태에서 복부에 단단히 힘을 준다.

 

이후 허리는 바닥에 고정한 채 고개와 어깨만 바닥에서 살짝 들어 올려 자세를 5~10초간 유지한다. 천천히 시작 자세로 돌아온 뒤 같은 동작을 10회씩, 총 3세트 반복한다. 다만 운동 중 통증이 크게 증가하거나 다리 저림이 심해진다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

 

모든 허리 통증에 운동이 우선되는 것은 아니다.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소변·대변 조절에 이상이 생긴 경우, 저림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 신경이 심하게 눌리고 있을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발열을 동반한 통증,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 발생한 통증, 밤에도 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의 통증, 암 병력과 원인 모를 체중 감소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도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지 말고 정밀 진료를 받아야 한다.

 

고도일 병원장은 “허리가 아플 때 필요한 것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움직이는 것”이라며 “통증이 심한 시기에는 잠시 쉬어야 하지만 휴식이 지나치게 길어질 경우 허리는 오히려 더 약해질 수 있다. 몸의 신호를 살피면서 일상적인 움직임을 서서히 회복하는 것이 허리 통증을 줄이고 재발을 예방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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