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28년 만에 엔화 방어 공동 개입…‘엔저 쇼크’ 확산 차단 나서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과 일본이 엔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했다. 엔화 매수 방식의 공동 개입은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28년 만이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3일 담화를 통해 지난달 31일 미국과 일본 정부가 공동으로 엔화 매수 개입을 했다면서 “최근 나타난 엔화의 과도한 변동과 무질서한 움직임에 대처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달러당 엔화 환율은 164엔에 육박하며 약 40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양국은 최근 환율 변동이 과도하고 시장 움직임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해 공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국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은 금융위기나 대규모 재난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이뤄진다. 미국과 일본의 공동 개입도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처음이다. 다만 당시에는 엔고를 억제하기 위해 엔화를 매도했지만, 이번에는 엔저를 막기 위해 엔화를 매수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미국의 금융시장 안정 의지를 꼽는다. 일본의 금리 상승이 본격화될 경우 미국 국채와 주식시장에 투자됐던 자금이 일본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부가 엔저 문제를 일본만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 요인으로 인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 재무장관은 필요할 경우 추가 공동 개입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엔화 약세가 다시 심화될 경우 미·일 공조가 재차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