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당시 전체 상승분의 3분의 1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순매입 때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NDF 거래는 원화 실물 거래 없이 역외에서 차액만 정산하는 방식이지만, 금융기관의 환헤지 과정에서 국내 현물환 시장에 달러 매수세를 불러일으키며 환율을 밀어 올린 것이다.
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NDF, 원·달러 환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중 NDF 순매입에 따른 환율 상승분은 약 26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달 원·달러 환율 전체 상승폭인 79원의 약 33%를 차지하는 규모다. 지난 5월에도 NDF 순매입은 환율을 약 7원 높이며 동월 상승분(27원)의 26%를 기록한 바 있다.
2024년 이후 전체 기간을 분석한 결과 NDF 순매입이 1억 달러 늘어날 때마다 원·달러 환율은 약 0.1원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평시에는 월평균 약 2원 상승 기여에 그쳤으나, 환율 변동성이 급증했던 상승기에는 NDF의 영향력이 대폭 확대됐다. 특히 거래 시간대별로는 주간 시간대(월평균 3원 기여)보다 야간 시간대(월평균 12원 기여)에 NDF 순매입이 환율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NDF 거래가 역내 현물 환율을 자극하는 것은 구조적 헤지 수요 때문이다. 해외 투자자가 환율 상승을 예상해 NDF를 대량 매입하면, 매도자인 해외 금융기관은 환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국내 외국환은행으로부터 NDF를 매입한다. 이후 국내 은행 역시 위험을 피하고자 국내 외환시장에서 실제 현물 달러를 사들이면서 환율 상방 압력으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은 “NDF 거래가 특정 시기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주요 경로가 될 수 있다”며 “외환시장 24시간 거래와 원화 국제화 등을 통해 NDF가 환율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