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깃집이나 곱창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원통형 수납 의자, 일명 ‘깡통의자’가 손가락 절단 사고의 위험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직 대학병원 성형외과 교수가 SNS를 통해 “이 의자에 손가락이 끼어 체중을 실었다가 손가락이 절단된 환자만 5명을 진료했다”며 경각심을 촉구했다.
사고는 대개 외투나 가방을 보관하려고 의자 뚜껑을 열고 닫거나 의자를 끌어당겨 앉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때 뚜껑과 본체 사이의 미세한 틈에 손가락이 걸리면, 체중이 실리면서 강한 압박에 의해 손가락이 눌리거나 심할 경우 절단될 수도 있다. 특히 손가락이 끼인 상태에서 극심한 통증으로 자신을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 체중이 더 실리며 피해가 커지는 악순환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최근 수상 레저 활동과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일상생활과 야외 모두에서 손가락 손상 위험이 커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손가락은 크기는 작지만 미세 혈관, 신경, 인대가 밀집해 있는 정교한 해부학적 구조로 구성되어 있어 다쳤을 경우 정밀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영구적인 기능 손상이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흔히 손가락 부상 시 ‘골든타임’ 내에 빨리 수술해야 한다는 속도에 집착하지만, 실제로는 상처 발생 후 24시간 이내 수지 접합 수술이 이루어지면 대기 시간이 수술 결과나 흉터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고깃집 의자에 남은 기름때, 야외활동 중 묻은 흙이나 강물, 윤활유 등으로 상처가 심하게 오염된 경우에는 신속하고 철저한 상처 청소와 염증 관리가 더 중요하다.
손가락 절단과 수지 접합 치료는 미세 현미경을 사용해 이물질을 완벽히 제거하고 괴사 및 오염 조직을 정밀히 제거하는 ‘데브리망(변연절제술)’이 선행돼야 한다.
이후 해부학적 위치에 맞게 미세 혈관, 신경, 인대를 세밀하게 봉합하는 ‘수처(봉합)’ 과정을 거치는 2단계 치료가 필수적이다. 이 체계적인 치료가 적시에 숙련되게 이뤄져야 염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염증이 생기면 인대 유착과 손가락 강직, 심각한 흉터가 남을 위험이 커진다.
또한 미세수술 후에도 손가락은 움직임이 많은 부위라 흉터가 두껍게 변형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수술 후에는 체계적인 흉터 레이저 치료와 관절 가동 범위 회복을 위한 전문 재활 프로그램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외상 치료가 완성된다.
이민규 서울연세병원 수부외과 원장은 “깡통의자 사고나 야외활동 중 손가락 절단 등 응급 외상을 경험하면 당황해 인프라가 부족한 병원을 전전하기보다 평소 수부외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등 전문 협진 시스템과 체계적인 후속 케어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급함에 휘둘리지 않고 전문 의료진의 정교한 치료 단계를 따르는 게 소중한 손 기능을 지키는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