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객 1900만명 시대…한은 “체류·지출 늘려 관광수출 키워야”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체류 기간과 지출액을 함께 확대해야 관광산업의 성장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서비스 수출 관점에서 본 관광산업의 성장 효과와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관광수출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직·간접적으로 연평균 0.04%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추산됐다. 

 

코로나19 이후 방한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된 2022∼2025년에는 성장 기여도가 연평균 0.15%포인트로 높아졌다. 전체 성장기여도의 약 60%는 숙박·음식·운송 등 관광 관련 업종에서 직접 발생했고, 나머지 40%는 이들 업종에 재화와 서비스를 공급하는 후방 연관 산업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1894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의 1750만명을 넘어섰다. 다만 한은은 방한객 수는 관광산업의 중요한 양적 성과지표이지만, 그 규모만으로는 관광의 경제적 효과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관광을 서비스 수출로 보면 방한객 수뿐 아니라 평균 체류 기간과 하루 지출액이 관광수출 규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관광객의 소비가 어떤 업종에 집중되는지와 해당 산업의 부가가치율에 따라 국내에 남는 소득도 달라진다.

 

한은은 일본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관광수출 확대 효과도 분석했다. 일본은 2003년 관광입국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이후 지난해 GDP 대비 관광수출 비율을 1.46%까지 높였다.

 

한국의 관광수출 비율이 일본 수준에 도달하려면 관광수출액이 지난해보다 55억6000만달러, 25.4% 늘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른 국내 부가가치 유발액은 44억달러, 약 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명목 GDP의 0.235%에 해당한다.

관광수출의 GDP 성장기여도 요인분해(2001~2025년)
관광수출의 GDP 성장기여도 요인분해(2001~2025년)

방한객 수만으로 목표를 달성하려면 관광객을 현재 1894만명에서 2375만명으로 481만명 늘려야 한다. 하루 평균 지출액만 높일 경우에는 177.8달러에서 223달러로 45.2달러 증가해야 하고, 체류 기간만 조정하면 평균 6.5일에서 8.2일로 1.7일 연장해야 한다.

 

반면 여러 변수를 함께 개선하면 정책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평균 체류 기간을 6.5일로 유지하더라도 방한객을 226만명 늘리고 하루 평균 지출을 21.3달러 높이면 일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관광수출의 질을 높이는 방안도 제시됐다. 의료 등 고부가가치 분야의 지출 비중을 17.2%에서 35.0%로 확대하고 숙박·항공·음식점업의 부가가치율을 개선하면 국내 부가가치 유발액은 6조3000억원에서 6조7000억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선영 한은 조사국 아태경제팀 팀장은 “관광정책의 성과 기준을 방한객 수에서 관광수출액과 국내 부가가치까지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현재 추진 중인 정책이 관광수출 확대와 국내 부가가치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공통된 성과지표로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별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관광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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