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과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개편과 관련해서도 실거주 예외 인정 범위를 비롯한 일부 요건을 손질할지 검토한다.
9일 정부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세제개편안 입법예고 이후 접수된 의견과 정치권의 지적 등을 토대로 논란이 제기된 내용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
ISA 개편안은 납입 한도 이월을 폐지하고 계약 기간을 5년으로 조정하는 내용이 논란이 됐다. 국내 투자에 초점을 맞춘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면서 기존 가입자의 선택지가 줄어든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ISA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따라 보완 가능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상속·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기업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추는 것을 막기 위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도 다시 들여다본다. 정부안은 최근 6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는 기업 등을 대상으로 주가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일정 기간 PBR만 관리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우회할 수 있고 기준 자체도 느슨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는 관련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과 협의하고 필요하면 토론회 등을 거쳐 기준을 보완할 방침이다.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도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입법예고된 종합부동산세법과 소득세법 개정안에는 9일 오후 5시 기준 4000건이 넘는 의견이 접수됐다.
특히 1주택자의 실거주 요건을 둘러싼 보완 요구가 많다. 정부안은 취학이나 직장 변경·전근, 질병,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다른 지역에 거주할 경우 최대 3년까지 해당 기간을 실거주로 인정한다.
여기에 육아나 가족 돌봄으로 집을 비우는 경우도 예외로 인정해달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재건축·재개발뿐 아니라 장기간 이주가 필요한 리모델링 공사 기간도 거주기간으로 인정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정부는 예외 범위를 지나치게 넓힐 경우 갭투자 등 편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서도, 대통령령 등 하위 규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사유를 탄력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지 검토할 계획이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와 납부유예 소득요건,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을 둘러싼 의견도 함께 검토한다.
정부의 세제개편안 입법예고는 오는 20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이달 27일 차관회의와 9월 1일 국무회의를 거쳐 오는 9월 3일 이전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