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용산 정비현장 찾아... “정비사업, 적대시할 대상 아냐”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공덕을 방문해 청년 AI 스타트업 간담회에서 청년 AI스타트업 대표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공덕을 방문해 청년 AI 스타트업 간담회에서 청년 AI스타트업 대표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용산구 서계·청파동 일대 정비사업 현장을 찾아 “유휴부지가 부족한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순증 물량이 확보돼야 하고 주택공급의 선순환이 마련된다”며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주택공급 효과를 강조했다.

 

이날 오 시장이 방문한 용산구 서계·청파동은 1960년대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이주한 주민들이 서울역 인근에 정착하며 형성된 대표적인 저층 주거지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일대에서는 신속통합기획 재개발과 모아타운 등 민간정비사업이 7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세대수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청파3구역을 제외한 6곳을 따져보면 기존 6393세대에서 8088세대로 주택이 26.5%가량 늘어난다. 기존 세대를 모조리 사라지는 멸실 물량으로 반영하고도 1695세대가 순수하게 늘어나는 셈이다. 시는 정비 과정에서 도로·공원과 공공도서관, 노인복지시설, 청소년쉼터 등 생활 기반시설과 녹지도 함께 확충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이날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좁은 골목과 가파른 경사, 노후주택 등을 살폈다. 이후 청파2 재개발 조합사무실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정비사업 조합장과 주민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성 개선과 신속한 인허가,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건의를 청취했다.

 

오 시장은 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잘못 알고 재개발 재건축에서 물량이 느는 게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여기 와보면 극명하게 잘못된 말씀이라는 걸 알게 된다"며 "1천700호 가까운 신규주택이 순증 물량으로, 다시 말해 없던 주택이 이곳 청파동 서계동 일대에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비사업에 대해 많은 오해가 있다. '집 가진 사람이 더 큰, 좋은 집을 가지는데 왜 정부에서 도와야 하나' 이런 선입견과 편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것이 대통령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은연중에 국토교통부의 입장으로 반영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은 절대로 적대시할 대상이 아니다. 유휴부지가 부족한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순증 물량이 확보돼야 하고 주택공급의 선순환이 마련된다"라며 "서울은 사실상 그것으로 90% 정도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재건축과 재개발에 대해 인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시는 최근 3년간 서울 지역에서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의 경우 사업 전보다 주택 수가 36.4%가량인 2만호가 늘었다고 밝혔다. 재개발로는 27.4%인 7000호, 재건축으로는 44.2%인 1만3000호가 순증했다. 서울시가 2031년까지 착공을 추진하는 253개 정비사업으로는 총 31만호가 건설되는데, 기존 세대가 모두 멸실된다고 가정해도 약 39.2%에 달하는 8만7000호가 순증할 것이라고 시는 분석했다. 시는 31만호 가운데 4만8000호를 임대주택으로 확보해 청년·신혼부부와 무주택 시민의 주거 안정 기반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이날 용산공원 주택공급 방안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어렵게 확보된 녹지 면적을 종자 씨 먹어 치우듯 활용한다면 후손들은 굉장한 원망을 할 것"이라며 "인구 1천만 대도시는 충분한 녹지 면적을 확보하는 게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후 변화 국면에서 녹지면적이 확보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은 폭염 양상조차 다르게 나타난다"며 "그늘길, 바람숲길 확보를 위해 서울시는 많은 투자를 하는데 어렵게 확보된 녹지를 주택건설을 위해 쓰겠다는 발상은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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