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미국 등 주요 우방국에 계엄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이 현재 받고 있는 재판은 다시 8건으로 늘었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12일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을 직접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가안보실과 외교부를 통해 미국·영국·일본·유럽연합(EU) 등 주요 우방국에 계엄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메시지에는 비상계엄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조치라는 취지와 함께 윤 전 대통령이 종북좌파와 반미주의에 맞서겠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주요 우방국에 계엄 정당성을 홍보한 혐의로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용돼 불구속기소됐다.
특검팀은 신 전 실장이 계엄 다음 날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과 함께 국가정보원에 우방국에 비상계엄 배경을 설명하라는 요청과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국가안보실과 외교부 소속 공무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했다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29일 김 전 차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특검팀은 “신 전 실장은 공범인 김태효 전 차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담 정도가 가볍다고 판단해 불구속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미 내란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번 사건에서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만 적용했다.
특검팀은 이번 사건과 김 전 차장 사건을 함께 심리해달라는 취지의 변론 병합신청도 법원에 제출했다.
윤 전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은 이번 사건까지 모두 9건이다. 이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체포 방해 등 혐의 사건은 지난달 9일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돼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은 8건이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