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의 글로벌 약진엔 제약사들의 몫도 있다. 인체에 안전한 약을 개발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기능성 화장품, 즉 ‘더마코스메틱’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것. 피부 과학을 뜻하는 더마톨로지와 코스메틱(화장품)의 합성어인 더마코스메틱은 기본적으로 피부 자극이 적은 원료를 사용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더마코스메틱계의 선두주자로, 2015년 출범한 브랜드 ‘센텔리안24’가 국내 외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50년 이상 식물성분을 연구 개발한 동국제약의 노하우를 담은 이 브랜드는 2024년 말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누적 판매 1억개를 앞둔 베스트셀러 제품 ‘마데카 크림’은 1970년 출시된 ‘국민연고’ 마데카솔의 병풀 추출물 성분을 활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병풀 추출물의 피부 재생 능력이 화장품에도 주요 성분으로 쓰이는 것이다.
동국제약은 최근 올해 상반기 매출(5099억원)과 영업이익(534억원)이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11.5%, 12.6% 늘었다고 공시하면서 센텔리안24의 판매 호조를 배경으로 꼽았다. 해당 브랜드가 국내를 넘어 일본, 중국 태국, 미국, 유럽, 중동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올해 1분기 수출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32% 성장했다고도 알렸다.
동아제약의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파티온’ 역시 세계 시장에서 ‘K-더마코스메틱’을 빛내고 있다. 2019년 론칭한 파티온은 특허 성분 ‘헤파린RX콤플렉스’를 적용한 트러블케어 제품군으로 유명하며, 현재 중국, 일본, 미국, 베트남 등에 진출했다.
동아제약의 올해 2분기 매출(2282억원)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7% 증가했는데, 파티온을 포함한 더마코스메틱 부문에서 84억원을 책임졌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38.% 성장한 수준이며 신규 브랜드 론칭 및 국내외 유통 채널 확장이 배경이 됐다.
파티온은 단순 수출에 머물지 않고 현지 인플루언서와 콘텐츠 협업, SNS 마케팅 등을 병행하며 현지 소비자와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특히 2024년부터 일본 오프라인 뷰티 행사에 꾸준히 참여 중이다. 브랜드 담당자는 “K-뷰티 열풍에 힘입어 한국 제약사가 만든 더마 화장품이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높은 신뢰를 얻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뿌듯해했다.
대웅제약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이지듀’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문을 연 올리브영 패서디나점에 입점했다. 미국 본토에 처음 들어선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에서 인지도를 올리고 있다. 이지듀는 대웅제약의 30년 이상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EGF) 연구 역량이 담긴 브랜드다.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지피덤’은 내년 프랑스 진출을 노린다. 최근 인수한 현지 헬스케어기업 ‘지프레’를 통해 프랑스 약국 유통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수요가 의약외품과 가까운 효능 중심의 기능성 화장품으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세계시장에서 K-뷰티의 성장이 이어지고 효능 중심의 스킨케어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약사의 화장품 시장 진출과 제품군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