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의 내부자가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경우 형벌을 감경 또는 면제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해외에 거점을 두고 조직화·지능화되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특성상, 하부 조직원들의 자발적 진술을 유도해 총책 등 핵심 가담자를 발본색원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사법협조자 형벌감면제도를 골자로 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보이스피싱 범죄나 관련 범죄수익 수수·은닉 등에 가담한 자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진술·증언·제보 등을 할 경우 자신의 형을 감경 또는 면제받을 수 있게 된다.
그동안 보이스피싱 범죄는 주로 해외에 거점을 두고 이뤄져 국가 간 수사 관할 문제로 증거 확보가 쉽지 않았다. 특히 하부 조직원들은 자신의 형량이 높아질 것을 우려해 증거 제출이나 진술을 꺼려 수사상 한계로 지적돼 왔다. 정부는 이번 제도 도입을 통해 내부자의 자발적인 신고와 협력을 이끌어내어 범죄조직의 전모를 규명하고 피해금 환수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9월 중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 즉시 시행되며, 시행 당시 이미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재판을 받고 있는 사건에도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계좌 지급정지 등 금융 수단과 더불어 사법적 제도가 맞물려 보이스피싱 근절에 실질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