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이어 금감원도 지방가나…20~40대 이탈 가속 우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조가 국책은행 지방이전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조가 국책은행 지방이전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의 2차 지방이전에 속도를 내면서 금융권 안팎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기관당 평균 874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었던 데다 금융감독원에서는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인력 유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이전에 따른 비용과 조직 경쟁력 저하 문제가 동시에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 등 중앙행정기관의 지방이전 방안이 떠오르면 오는 25일 국무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앙행정기관 이전은 행정안전부가, 공공기관 이전은 국토교통부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이전 후보로는 금융위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성평등가족부 등이 거론된다. 

 

중앙행정기관 이전 논의가 구체화하면 관련 공공기관의 이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는 서울에 남는 공공기관을 최소화한다는 방향 아래 각 기관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특히 금감원 이전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수년간 매년 100명 안팎의 직원이 조직을 떠나는 등 이미 인력 유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퇴직자는 모두 481명이다. 연도별로는 2022년 102명에서 2023년 103명, 2024년 110명, 지난해 112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54명이 퇴직했다.

 

젊은 직원의 이탈도 적지 않다. 같은 기간 퇴직한 481명 가운데 20대가 26명, 30대가 71명, 40대가 83명으로 20~40대가 모두 180명에 달했다. 전체 퇴직자의 37.4%다. 특히 올해 퇴직자 54명 가운데 절반인 27명이 20~40대로 나타났다.

 

지방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이 같은 흐름이 한층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감원 노조가 조합원 1538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만 40세 미만 응답자의 82.5%가 지방이전 시 이직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고 답했다. 전 연령대의 응답 비율인 69.7%보다 12.8%포인트 높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맞벌이 가구의 배우자 직장과 자녀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젊은 직원일수록 지방 이전에 부담을 크게 느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회사와 로펌 등 관련 일자리가 서울에 집중돼 있어 전문 인력이 민간으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금감원 퇴직자들의 재취업은 대형 로펌과 금융 관련 업종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10여년간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가장 많이 받은 곳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25건이었다. 광장 12건, 율촌 10건, 세종 9건, 태평양 8건, 화우 6건 등이 뒤를 이었다. 두나무 9건, 빗썸 및 빗썸코리아 계열 7건 등 가상자산 업체로 이동하기 위한 취업심사 사례도 적지 않았다.

 

정부의 2차 지방이전 움직임이 구체화하면서 관련 기관들의 반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금감원 노조와 예금보험공사 노조는 오는 24일 청와대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이전 반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들은 금융감독·예금보험 기관의 이전이 금융 안전망과 소비자 보호 기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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