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안 만나고 싶대요” 경찰 말에 기다렸는데…51일 만에 시신 발견

23일 오후 제주서부경찰서 앞에서 전날 시신으로 발견된 60대 남성의 유족들이 항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3일 오후 제주서부경찰서 앞에서 전날 시신으로 발견된 60대 남성의 유족들이 항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찰이 실종자 소재를 확인했다며 사건을 임의 종결한 뒤 51일 만에 해당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되자, 유족들이 경찰을 찾아가 초동 대응 부실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23일 오후 2시 30분, 숨진 60대 남성 B씨의 유족들은 제주서부경찰서를 항의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을 믿고 기다렸지만 돌아온 것은 시신뿐이었다”며 수색 및 사건 처리 과정 전반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최초 실종 신고를 접수한 담당자 A 경장은 “B씨가 무사하며, 가족에게 소재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사건을 종결지었다. 이후 가족들이 재차 도움을 요청했을 때도 “본인이 전화를 받지 않으니 직접 찾아보라”며 방치했다는 것이 유족들의 주장이다.

 

사건의 전말은 최근 사회적 공분을 산 ‘장미란(37)씨 장기 실종 사건’을 계기로 드러났다. 장씨 사건에서도 수사를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담당자가 A 경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유족은 지난 21일 재차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이 뒤늦게 재수색에 나선 끝에, B씨는 최초 신고 51일 만인 지난 22일 오후 제주시 송당리 일대에서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과정에서 B씨의 시신 발견 소식이 장씨의 시신으로 잘못 알려지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아버지를 더 일찍 찾을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경찰이 날렸다”며 단순 사과를 넘어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편, 국수본은 A 경장을 긴급체포해 허위 종결 경위 및 여죄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의 구조적 부실 수사가 드러나자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제주경찰청을 방문해 사과의 뜻을 전하고, 전국 경찰관서를 대상으로 실종 사건 허위 종결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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