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조되는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이 한국 주식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또다시 찬물을 끼얹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채질하고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는 장기금리 상승으로도 이어져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할인율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3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3.99% 하락한 6562.72로 장을 마쳐 6600선을 이탈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이 1조9000억원, 기관이 2조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2조3000억원, 기타법인도 1조6000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기타법인은 삼성전자의 임직원 주식보상 목적 자사주 매입과 SK하이닉스의 자사주 소각을 위한 매입 영향에 전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번 주 초 코스피시장에선 3대 수급 주체인 개인과 외국인, 기관의 동반 순매도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힘입어 지수 하단을 떠받치는 전약후강의 흐름이 보였다.
하지만 전날에는 개인과 기타법인의 ‘사자’에도 장 후반 상승 전환하는 패턴마저 깨졌다.
매크로 불확실성이 워낙 높은 상황이라 미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 이벤트도 분위기 반전 재료로 작용하긴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증시의 핵심 변수는 유가 상승이 실제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까지 바꿀 만큼 인플레이션으로 귀결되는지 여부란 진단이 나온다.
앞서 일단 지난 1일 발표된 미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와 미 구인∙이직보고서(JOLTs) 구인건수 지표에선 오히려 경기 및 고용 둔화 신호가 나타났다.
이에 오는 4일 고용지표, 다음주 물가지표까지 약하게 나온다면 9월 금리인상 기대가 다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장기금리도 매크로 지표를 확인해가며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장기채 바이백 확대와 발행 만기구조 조정이 현실화될 경우, 수급 부담과 기간프리미엄의 완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동 갈등이 장기화돼 유가의 고공행진이 장기간 유지된다면 금리 안정 시점도 늦춰질 수 있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중동 → 유가 → 금리→ 외국인 수급’의 연결고리를 가장 중요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