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과오 감추려 분리수사”…檢, 박성주 前 국수본부장 기소

신태훈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2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검 중회의실에서 장윤기 사건 관련 경찰관 수사에 대한 브리핑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훈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2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검 중회의실에서 장윤기 사건 관련 경찰관 수사에 대한 브리핑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기 사건’의 부실수사 의혹과 관련해 박성주 전 국가수사본부장 등 경찰 지휘부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을 분리해 수사하도록 한 지시의 ‘목적’이 직권남용 혐의를 가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광주지검은 박 전 본부장을 비롯해 전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 직무대행, 전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장, 현 여청과 성폭력범죄수사계장 등 4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광산경찰서 수사팀의 병합 수사 및 송치 건의를 무시하고, 장윤기(23)의 외국인 여성 강간·스토킹 사건과 여고생 살인 사건을 강제로 분리 수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 檢 “스토킹 초동대응 부실 은폐 목적…세 차례 노출 기회 차단”

 

검찰은 경찰 지휘부의 지시가 실체적 진실 규명이 아닌, 조직의 과오를 감추기 위한 권한 행사였다고 판단했다.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 직후 발생한 사건인 만큼, 두 사건의 연관성이 밝혀지면 경찰의 스토킹 초동대응 부실을 향한 비판이 거세질 것을 우려했다는 분석이다.

 

수사 과정에서 박 전 본부장이 “강간은 조용히 하자”, “굳이 우리가 먼저 꺼낼 것은 아니지 않냐”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도 확인됐다. 또한 합동수사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언론에 “합동수사 중”이라 설명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경찰 지휘부가 신상정보 공개, 수사 중 공보, 검찰 송치 등 두 사건의 연관성을 밝힐 수 있었던 세 차례의 기회를 고의로 차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지휘권은 실체적 진실 규명이라는 본질적 목적을 위해 행사돼야 한다”며 “조직의 안위나 비난 회피를 목적으로 권한을 남용했다면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 경찰 “수사 보안 위한 통상적 지시…무리한 기소 유감”

 

반면 박 전 본부장 측은 정상적인 수사 지휘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 전 본부장은 입장문을 통해 “구속기간 내 완전히 입증하지 못한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송치 기록에 명확히 했다”며 “사건에 한 점 의혹이 없도록 기능별로 철저히 수사하고 보안을 유지하라는 통상적인 지시였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지휘 취지를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무리하게 기소가 이뤄졌다”며 법정에서 부당성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에서는 지휘권 행사 자체의 위법성보다, 분리수사 지시가 ‘수사의 효율과 보안’을 위한 것이었는지 ‘조직적 은폐’를 위한 것이었는지를 두고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장윤기 사건을 보완수사해 강간살인 등 혐의로 기소했으며 지난 31일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이와 별개로 증거인멸 방조 등의 혐의를 받는 광산서 강력팀장 등 2명도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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