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만남] ‘민간 최대 종합금융 싱크탱크’ 이끄는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장 “평범한 결론 사절…그룹 미래 밝힐 ‘현장 솔루션’ 집중”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장은 “누구나 낼 수 있는 평범한 결론보다 실제 현장에서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시하는 실천형 싱크탱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제공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장은 “누구나 낼 수 있는 평범한 결론보다 실제 현장에서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시하는 실천형 싱크탱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제공

“은행 산하이지만 하나금융그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 연구소의 핵심입니다. 특히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평범한 결론보다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시해야 합니다.”

 

20여년간 금융·산업 연구에 매진해 온 정희수 소장이 강조하는 하나금융연구소의 역할은 명확하다. 단순히 경제와 금융시장을 전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룹의 의사결정과 현장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실천형 싱크탱크’다. 은행·자본시장·보험 등 금융권 전반을 연구하고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자산, 생산적·포용금융, 시니어 자산관리 등으로 연구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7일 정 소장과 만나 하나금융의 싱크탱크로서 연구소가 그리고 있는 미래와 생산적·포용금융의 방향, AI·디지털금융과 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올 금융산업의 변화, 초고령사회에 맞는 자산관리 전략 등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민간 최대 종합금융연구소…즉시 활용 가능한 현장 솔루션 제시”

 

정 소장은 다른 금융지주 연구소와 비교했을 때 하나금융연구소만이 지니는 정체성으로 ‘민간 최대 종합금융연구소’를 꼽았다. 은행 산하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그룹 전반과 전 금융권을 아우르는 조직 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연구소는 은행 산하의 금융연구소이지만 그룹의 싱크탱크 역할과 함께 은행을 포함한 자본시장, 보험 등 금융권 전반에 걸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며 “특히 소비자마케팅분석팀과 하나더넥스트연구센터를 별도로 두고 있어 서베이를 통해 손님의 금융행태 변화와 트렌드를 분석하고 타깃층을 발굴하며, C-레벨을 위한 정보와 현업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보고서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연구소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최우선 과제는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의 실천 방안이다. 정 소장은 “생산적 금융은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뿌리 산업의 성장을 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난 4월 산업연구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민관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포용금융과 관련해서도 금융 취약계층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실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 4월 30일 산업연구원과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정희수 소장(오른쪽)과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 소장은 “현장에서 작동하는 생산적 금융의 기준을 마련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제공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 4월 30일 산업연구원과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정희수 소장(오른쪽)과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 소장은 “현장에서 작동하는 생산적 금융의 기준을 마련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제공

◆“美 독자노선·3고(高) 현상이 최대 리스크…경기 양극화 속 건전성 관리 주목”

 

국내외 금융시장 리스크에 대한 진단에서는 대외 지정학적 변수와 함께 금융권 내부의 건전성 지표 악화를 핵심 위협 요인으로 짚었다.

 

정 소장은 “중동사태 등 국제 정세의 변화 속에 미국의 일방적인 독자노선이 가장 큰 리스크로 볼 수 있으며, 향후 경기와 관련해서는 인플레이션과 재정 건전성이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생각된다”며 “이는 3고 현상(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근본적인 원인일 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의 출발점”이라고 진단했다.

 

금융권 내부의 잠재 부실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그는 “금융권의 자산 건전성도 핵심 모니터링 대상”이라며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는 기관이 늘어나고 있지만 금융권의 연체율이나 부실채권비율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같이 경기 양극화가 심화되는 점도 금융권에서는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는 금융 인프라…스테이블코인 결제 주도권 지키려면 신사업 발굴해야”

 

금융권의 생성형 AI 도입과 데이터 활용에 대해서는 본질적인 ‘인프라’ 관점의 접근을 강조했다. 업무 효율화나 리스크 정밀 관리에는 탁월하지만, 그 자체가 직접적인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정 소장은 “AI·디지털금융은 전통 비즈니스를 효율적으로 수행가능하게 만드는 수단이자 손님 접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금융 인프라로서의 의미가 크다”며 “데이터 정비와 AI를 통해 서비스 고도화와 핀셋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지만, 이러한 환경 개선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제도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전통 은행권의 결제 주도권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은 금융권의 지급결제시스템이 은행망이나 신용카드결제망에서 블록체인망으로 교체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국은행 주도의 CBDC와 민간 중심의 스테이블코인이 연결될 경우 거래 프로세스 단축과 비용 절감으로 기존 금융권의 수수료 구조가 바뀔 뿐 아니라, 결제시장의 주도권이 스테이블코인 유통업체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은행권은 기존 비즈니스에 디지털자산 개념을 적극 적용할 분야를 찾고, 필요하다면 외부 전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확대해 신규 비즈니스를 선제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초고령사회, 시니어 세분화 필수…상속·신탁 인프라 적극 알려야”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하며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가운데, 정 소장은 시니어 자산관리 패러다임의 전면적 전환을 제시했다.

 

그는 “과거에는 자산 이전이 부유층의 문제였다면 최근에는 중산층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는 부모 부양과 본인 노후를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세대”라며 “시니어 시장도 75세 이전의 ‘전기 고령층’과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층’으로 세분화해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후기 고령층은 치매 등과 관련해 다양한 요양사업과 직결되므로 요양비용 등을 사전에 마련할 수 있도록 노후 자금계획을 설계해야 한다”며 “노후 자금은 높은 수익률보다 안전하게 관리되며 매월 일정한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나금융이 공시지가 12억원 초과 주택을 대상으로 출시한 ‘내집 연금’처럼 실물자산 유동화를 통한 현금흐름 확보가 중요하며, 유언대용신탁 등 객관적으로 자산 이전을 돕는 상속·증여 상품에 대해 정부와 금융권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장은 “자율과 솔선수범, 세대 간 협업을 바탕으로 시스템으로 움직이며 그룹 성장에 기여하는 연구소를 이끌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하나은행 제공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장은 “자율과 솔선수범, 세대 간 협업을 바탕으로 시스템으로 움직이며 그룹 성장에 기여하는 연구소를 이끌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하나은행 제공

◆“자율·솔선수범·협업의 조직문화 목표…AI시대 ‘휴먼 경쟁력’도 필수”

 

특히 정 소장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연구소와 연구원의 역할도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AI는 연구원의 대체재이지 보완재가 아니다”라며 “AI가 갖지 못한 분석력과 현장 이해, 데이터 활용 능력 등 ‘휴먼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연구원의 생존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정 소장이 그리는 연구소의 미래 조직문화는 ‘자율·솔선수범·협업’이다. 모래시계형 인력 구조 속에서 세대 간 노하우를 공유하고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민간 연구소는 국책 연구소와 달리 이론만 가지고 생존할 수 없으며, 이론과 현장 경험이 결합될 때 비로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스스로 일을 찾는 ‘자율’, 연차가 쌓일수록 닮고 싶은 선배가 되는 ‘솔선수범’, 그리고 시니어 연구원이 노하우를 주니어와 나누는 ‘세대 간 협업’을 통해 사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룹 성장에 기여하고, 대외적으로 인정받고파…연금은 청년층부터, 균형 잡힌 자산관리 필요”

 

20여년간 연구소에 몸담으며 품어온 개인적인 소회와 연구소장으로서의 포부도 진솔하게 전했다. 정 소장은 “연구원으로 입사해서 20여년 동안 연구소에서 근무해 왔다. 현업과 동떨어진 연구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실제 현장에서의 근무 경험은 없지만 가급적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평범한 결론보다는 나만의 차별화된 솔루션을 찾아 왔다. 우리 연구소가 그룹의 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탄탄한 조직으로, 대외적으로도 인정받는 연구소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 소장은 일반 금융소비자들에게 생애주기별 자산관리 습관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그는 “금융자산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모든 연령층에서 자산관리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노후자금은 사회 초년생 때부터 설계해야 한다. 연금저축펀드, 개인형 퇴직연금(IRP), 청약저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은 생애주기별로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연금은 30년 이상 장기 적금에 가입한다는 마음으로 젊을 때부터 소득수준에 따라 조금씩 적립금을 확대해야 하는 상품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연금은 중장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한쪽으로 편향된 포트폴리오는 수익률의 변동성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고위험·중위험 투자 상품과 안전자산 비중을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장 연혁>

-2001년 5월 한국금융연구원(KIF) 국제금융팀 연구원

-2004년 6월 하나경제연구소 금융시장팀 수석연구원

-2006년 1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산업팀 수석연구원

-2007년 3월~2008년 8월 광운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겸임교수

-2008년 6월~11월 일본총합연구소(JRI) 초빙연구원

-2012년 1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산업팀 연구위원

-2013년 4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산업팀 팀장

-2015년 1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 팀장

-2019년 2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산업팀 팀장

-2021년 3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경영팀 팀장

-2023년 2월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기획분석실장

-2024년 1월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소장(상무)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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