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상담원 기다림은 이제 그만”…보험업계, ‘시니어 전용 창구’ 속속 개설

KB라이프 제공.
KB라이프 제공.

#70대 김모씨는 최근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가 결국 통화를 중단해야 했다. 상담원 연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직접 조작해야 하는 ‘보이는 ARS’로 넘어가며 복잡한 메뉴 선택창이 이어진 탓이다.

김씨는 “상담원과 통화하고 싶었을 뿐인데 화면 속 글씨는 너무 작고 메뉴는 복잡해 몇 번 잘못 눌렀더니 그냥 끊겨버렸다”며 “결국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해 자녀가 퇴근해 집에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비대면 금융 확산에 따른 고령층의 소외 우려가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복잡한 절차 없이 전담 상담사와 곧바로 연결되는 시니어 전용 상담 창구 등을 잇달아 열며 금융 사각지대 해소에 나서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는 시니어 고객의 상담 편의성과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니어 전용 고객센터’를 신설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만 65세 이상 고객이 전용 번호로 전화를 걸면 생년월일 확인만으로 별도의 ARS 메뉴 선택 단계 없이 상담원과 바로 연결된다.

 

그동안 고령 고객들은 여러 단계의 숫자 버튼을 눌러야 하는 ARS 안내 과정에서 큰 불편을 겪어왔다. 이번 전용 상담체계 구축으로 계약 조회와 변경, 보험료 납입, 보험금 청구 등 주요 업무를 보다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상담원 역시 고령 고객의 이해도를 고려해 눈높이에 맞춘 쉬운 설명과 충분한 상담 시간을 제공한다.

 

한화생명 역시 만 6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시니어 전용 콜센터를 운영 중이다. 기존 장애인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던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시니어 계층까지 확대한 조치다. 신설된 전용 번호로 전화를 걸면 긴 안내 멘트를 듣고 일일이 버튼을 눌러야 하는 복잡한 절차 없이 전담 상담사와 곧바로 연결돼 이용 문턱과 피로도를 대폭 낮췄다.

 

맞춤 응대를 위한 전문 인력도 갖췄다. 상담 경험이 풍부한 5년 차 이상의 우수 상담사를 중심으로 80명 규모의 전담 조직을 꾸렸다. 시니어 고객이 걸어온 전화는 이들 전담 상담사에게 최우선 배정된다.

 

신한라이프 또한 ‘SOL메이트 시니어 콜센터’를 통해 고령층 특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 상담 인력을 전면에 배치해 단순 업무 처리를 넘어 고령층 눈높이에 맞춘 정서적 교감까지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70세 이상 고객이 전화를 걸면 복잡한 ARS 메뉴를 거치지 않고 전문 상담사로 곧바로 연결되 최근 통화 이력이 있는 고객에게는 업무 이해도가 높은 직전 상담사를 우선 배정해 상담의 연속성을 높였다. 모든 상담사가 통화 중일 때도 간단한 조작만으로 ‘콜백(전화 회신)’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해 고령층의 장시간 통화 대기 불편도 덜었다.

 

단순 상담 창구를 넘어 고령층의 건강 관리와 안부까지 챙기는 돌봄형 상담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NH농협생명은 9월부터 3개월간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안심돌봄 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전문 간호사가 일대일로 안부 전화를 하고 인공지능(AI) 음성분석 기술을 접목해 인지건강 변화 추이를 정밀하게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농협생명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자녀에게 정기적인 건강 리포트를 제공하며, 질환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상급병원 예약과 전문 건강상담 서비스까지 연계해 준다.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서비스를 고도화한 뒤 2027년 초 ‘NH헬스케어’ 모바일 앱을 통해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