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정책에 있어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정책 개선 방향으로는 맞춤형 접근과 함께 지역사회 중심 통합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솔지 동명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8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1인 가구를 우리 사회의 주요한 가구 형태 중 하나로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모든 1인 가구를 동일한 정책 대상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짚었다. 같은 1인 가구라도 청년에게는 주거와 고용, 소득 안정이 중요한 반면, 고령자는 건강과 돌봄,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 예방이 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앞으로는 1인 가구라는 가구 형태 자체보다 생애주기와 경제상태, 건강, 사회적 관계망 등을 고려해 실제 취약성과 욕구에 맞게 지원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기존의 가족 중심 제도를 ‘1인 가구용’으로 확대하기보다는 가족이 담당해 왔던 돌봄과 안전망의 기능이 부재할 때 어떤 공백이 발생하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 정책의 방향에 대해선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빈곤∙질병∙장애∙주거 불안∙사회적 고립∙돌봄 공백 등 여러 위험요인이 중첩된 1인 가구를 조기에 발견하고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령 가구의 고독사와 응급상황, 중장년 가구의 사회적 고립, 청년 가구의 주거·고용 불안처럼 1인 가구 대상별로 다른 위험에 대응하는 더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1인 가구 1000만시대의 정책 목표는 ‘혼자 사는 사람을 모두 지원하는 사회’가 아니라 ‘혼자 살아도 필요한 순간에 고립되거나 방치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실제 위험과 취약성이 발생하는 지점에 사회적 자원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민철 서영대 사회복지행정학과 교수는 “1인 가구의 증가는 단순한 가구형태의 변화를 넘어 주거와 소득, 돌봄과 건강, 사회적 관계 등 우리 사회의 여러 제도와 복지체계를 다시 살펴보게 하는 중요한 변화”라고 진단하면서 “돌봄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1인 가구 정책은 주거비나 생활비 지원을 넘어 소득과 주거, 의료와 돌봄∙정신 건강, 안전∙사회적 관계망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
김 교수는 1인 가구의 생애주기와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접근과 위기에 놓인 1인 가구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 지원체계 강화를 제시했다. 1인 가구란 이유로 동일한 지원을 제공하기보다 생애주기와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주거·소득·고용·건강·돌봄 등 필요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연결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사회적 고립과 단절로 인한 문제가 상당히 진행된 이후 발견해 개입하는 것보다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하는 예방적 접근이 중요하다”면서 “지역사회 관련 기관들이 연계할 수 있다면 잠재적 위기가구를 보다 신속하게 발견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지역사회 안전망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가족의 모습은 달라지고 가구의 크기는 작아지더라도 서로를 살피고 연결하는 사회의 역할까지 작아져서는 안 된다”며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을 권리, 아플 때 돌봄받을 권리, 위기의 순간 누군가에게 발견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