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거센 반발에 국토부 장관 교체 변수... 공급 속도전 시작 전부터 삐걱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입구 부근에 주택공급 반대 조화가 놓여 있다. 김용학 기자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입구 부근에 주택공급 반대 조화가 놓여 있다. 김용학 기자

 주택 공급 속도전을 내건 8·13 대책이 주민반발 탓에 첫 삽을 뜨기도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서울 주택 공급 확대를 놓고 이어온 협상도 국토부 장관 교체라는 돌발 변수를 만나 표류하고 있다. 

 

 13일 정부 부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1일 강서구 염경중학교 체육관에서 8·13 주택 공급 대책 발표 당시 서울 내 유일한 신규 공공택지로 발표된 강서구 염창근린공원 관련 주민 설명회를 열려 했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날 주민들은 설명회 관계자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체육관으로 향하는 길목에 앉아 “철회하라”, “사과하라” 등을 외쳤다. 진교훈 강서구청장과 염창동이 지역구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현장을 방문했지만 주민반발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5만1000㎡ 부지에 1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인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 일대 모습. 뉴시스
5만1000㎡ 부지에 1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인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 일대 모습. 뉴시스

 국토부는 지난달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서울 강서지구를 1000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발표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포함된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정부는 약 20년간 방치된 염창근린공원 부지에 공공주택을 조성해 2029년 착공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오랜 기간 공원 조성을 기다려왔는데도 충분한 협의 없이 정부가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며 반발했다. 주택 공급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당초 계획대로 주민들과 협의해 녹지 조성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염창공원뿐만 아니라 용산용산공원, 태릉, 과천경마공원 등 정부가 주택공급 부지로 꼽은 곳마다 주변 주민들의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동의청원에 등록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 반대 및 용산공원 부지 주택공급 추진 중단에 관한 청원’은 청원 참여자가 13일 오전 기준 5만5000명을 넘어섰다. 서울시가 용산공원 주택공급 대안으로 제시한 탄천물재생센터 역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이처럼 지자체 및 주민반발이 계속되면 정부의 공급계획이 현실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과거에도 도심 주택공급은 수차례 지역사회와 갈등을 겪으며 흐지부지됐다.

 

 국토부와 서울시 간 협의가 돌발 변수로 장기화하는 점도 악재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윤덕 현 국토부 장관은 용산공원 등 서울 주택공급 확대를 놓고 논의를 이어왔지만 국토부 장관 후임 인선이 발표된 후 양측의 합의는 잠정 중단됐다. 양측의 본격적인 협의는 홍지선 후보자의 공식 취임 이후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청문회 일정과 업무보고 과정 등을 고려하면 협의 재개 시점은 불투명하다.

 

 서울시는 새 장관에게 그동안의 협의 과정과 대체 부지의 필요성을 다시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역시 기존 협의안을 승계할지, 새로운 공급 구상을 제시할지 고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내 구체적인 공급 방안을 확정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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