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연휴는 지난해보다 짧아 귀성·귀경 수요가 특정 날짜에 집중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추석 특별교통대책기간 하루 평균 이동인원은 1182만명으로 지난해보다 56% 늘고, 고속도로 하루 평균 통행량도 605만대로 1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귀경길은 추석 당일인 25일 오후 가장 혼잡할 전망이다.
연휴 후반 장거리 귀경길에 오르는 전기차 운전자라면 교통 정체뿐 아니라 충전 계획도 미리 세울 필요가 있다. 평소 출퇴근 때는 큰 문제가 없더라도 귀경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 이동시간이 길어지고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의 충전 수요까지 증가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장거리 운전에서는 무조건 100% 충전하기보다 언제, 어디서, 얼마나 충전할지를 미리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우선 출발 전에는 배터리를 충분히 충전하는 것이 좋다. 장거리 운행을 앞뒀다면 차량 제조사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충전량을 높여 출발하되, 100% 충전 상태로 장시간 주차하기보다는 충전을 마친 뒤 이동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배터리 종류와 차량에 따라 권장 충전 방식이 다른 만큼 차량 사용설명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충전 장소도 한 곳만 정해서는 안 된다. 이용하려던 휴게소 충전기가 모두 사용 중이거나 고장 난 상황에 대비해 1순위와 2순위 충전소를 함께 정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이나 차량 내비게이션, 충전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하면 충전소 위치와 충전기 이용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연휴 후반에는 수도권 방향 휴게소에 충전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예정했던 휴게소에 대기 차량이 많다면 무작정 기다리기보다 다음 휴게소나 고속도로 나들목 인근 충전소로 이동하는 것이 전체 이동시간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배터리가 거의 소진된 뒤 충전소를 찾는 것도 피해야 한다. 귀경 정체가 예상보다 길어지거나 충전기 이용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일정 수준의 잔량을 남겨둔 상태에서 충전하는 것이 안전하다. 계기판에 표시되는 예상 주행가능거리 역시 운전 습관과 주행 속도, 도로 상황, 냉난방 사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급속충전에서는 100% 완충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배터리 충전량이 높아질수록 충전 속도가 떨어진다. 상당수 완성차 업체가 급속충전 성능을 10~80% 충전 기준으로 안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충전 대기 차량이 많은 상황이라면 목적지나 다음 충전소까지 이동하는 데 필요한 수준까지만 충전한 뒤 출발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배터리 프리컨디셔닝 기능을 갖춘 차량이라면 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차량 내비게이션에서 급속충전소를 목적지나 경유지로 설정하면 충전소 도착 전에 배터리 온도를 급속충전에 적합한 수준으로 조절한다. 외부 기온이 낮거나 높은 상황에서 충전 성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행 방식도 전비에 영향을 미친다. 전기차는 고속 주행 때 공기저항이 커지면서 전력 소비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급가속과 급감속을 줄이고 일정한 속도로 운전하는 것이 유리하다. 에어컨과 히터 사용, 오르막길, 강풍 등도 실제 주행거리를 줄일 수 있다.
가족과 명절 짐을 많이 실었다면 타이어 공기압도 출발 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기압이 부족하면 구름저항이 커져 전비가 낮아질 수 있다. 승차 인원과 짐이 늘어난 데 따른 차량 중량 증가 역시 평소보다 주행거리를 줄이는 요인이 된다.
결국 짧은 연휴에 차량이 집중되는 이번 추석 귀경길에서는 ‘완충’보다 여유 있는 충전 계획이 중요하다. 출발 전에 충분한 충전량을 확보하고 대체 충전소를 미리 정해두며, 배터리가 바닥나기 전에 충전하는 것이 기본이다. 충전소가 붐빈다면 100%가 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필요한 만큼 충전한 뒤 이동하는 것이 귀경 시간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