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비·문희경 출연 ‘안녕 1987’, 27일 최종회…한·대만 현대사 잇는 서사 마무리

Hami Video 대만 드라마 순위 첫 방송부터 4주째 1위

사진=PTS 대만어 채널(公視台語台) 제공
사진=PTS 대만어 채널(公視台語台) 제공

한국과 대만의 현대사를 한 가족의 이야기로 풀어낸 합작 드라마 ‘안녕 1987’(再見1987)이 9월 27일 최종회를 방송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유비와 문희경이 한국인 인물 김은숙의 젊은 시절과 중년을 각각 맡은 작품으로 총 10부작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대만 공영방송 PTS 대만어 채널(公視台語台)이 제작한 ‘안녕 1987’은 지난달 30일 첫 방송된 이후 중화텔레콤 OTT 플랫폼 Hami Video의 대만 드라마 순위에서 4주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식 방송에 앞서 제28회 타이베이영화제에서 특별판이 상영되기도 했다.

 

이 작품이 일반적인 시대극과 구별되는 지점은 한국과 대만의 역사를 하나의 서사 안에서 연결한다는 데 있다. 1940년대 대만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2·28 사건과 백색테러를 거쳐 한국전쟁 포로수용소와 4·19 혁명으로 이어진다.

 

주인공 추쉐(팡즈유 분)와 리쥔셴(린저시 분)은 1943년 일제강점기 대만에서 만나 부부가 되지만 1947년 2·28 사건으로 헤어진다. 한국으로 흘러들어간 리쥔셴과 대만에 남아 딸을 키우는 추쉐의 삶은 수십 년 동안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고, 1987년 한국에서 도착한 한 통의 편지가 두 사람과 세 가족의 과거를 다시 연결한다.

 

한국 배우 이유비와 문희경은 이 과정에서 리쥔셴이 한국에서 만난 김은숙을 연기한다. 이유비가 젊은 김은숙을, 문희경이 중년의 김은숙을 맡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 인물을 나눠 표현했다.

 

제작진은 타이난과 먀오리에 1950년대 부산 포로수용소와 현지 식당의 모습을 재현한 세트를 마련했다. 이유비는 배우가 촬영 현장에서 감정에 따라 대사를 조정하는 대만의 작업 방식도 인상 깊었다고 설명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린저시에 대해서는 “한국어 대사와 감정 표현이 모두 정확해 큰 충격을 받았다”며 “나중에 대만어나 중국어로 연기하게 된다면 나도 그처럼 해내고 싶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대만에서 다시 작품을 한다면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문희경은 연기뿐 아니라 음악으로도 작품에 참여했다. 대만 금곡장(金曲獎) 수상 가수 차오야원(曹雅雯)과 주제가 ‘봄의 노래’를 함께 불렀으며, 곡에는 1970년대 한국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아침이슬’의 한 소절이 포함됐다.

 

문희경은 차오야원의 목소리에 대해 “이 노래를 위해 태어난 것 같다”고 말하며, 주제가가 절망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찾는 작품의 정서와 맞닿아 있다고 소개했다. 차오야원은 한국어 발음을 한 글자씩 교정받으며 노래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배우들의 참여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이어졌다. 지난달 17일 진행된 첫 방송 기자회견에는 팡즈유, 린저시, 허하오천, 쑤밍밍, 린위쉬안과 이유비, 문희경 등 주요 출연진이 함께 자리했다.

 

극본을 맡은 천난훙 프로듀서는 작품 준비 과정에서 재작년 세 차례 한국을 방문해 부산과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등을 답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배우들은 이런 역사적 소재를 연기하는 데 전혀 거부감이 없었고 이해도도 깊었다”고 전했다.

 

우쭝루이·리취안양 감독 역시 한국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전달력이 워낙 뛰어나 현장에서 한국어를 알아듣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안녕 1987’은 PTS 대만어 채널을 비롯해 Hami Video, LINE TV, PTS+에서 공개되고 있으며 9월 27일 마지막 회를 통해 한국과 대만을 오간 세 가족의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황지혜 기자 jhhw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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