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한번 맞잡고, 걸음 나란히… 추석에 살펴볼 부모님 건강 신호

명절 연휴 오랜만에 마주한 부모님의 얼굴에서 문득 세월을 느낄 때가 있다. 겉모습은 예전과 다르지 않아 보여도 손을 쓰고 스마트폰을 보거나 앉았다 일어서는 일상적인 모습에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건강 변화가 먼저 드러날 수 있다. 각 분야의 의료진들로부터 관련 의심 증상과 질환에 대해 들었다.

 

◆의심 신호① 악력 약해지고 손놀림 둔해졌다?

 

김진욱 의료원장
김진욱 의료원장

부모님과 손을 맞잡았을 때 악력이 예전보다 눈에 띄게 약해졌다면 전반적인 근력 저하를 살펴봐야 한다. 페트병 뚜껑을 열거나 물수건을 짜는 일을 어려워한다면 이를 나이 탓으로만 넘기지 말고 식사량과 체중 변화, 활동량 감소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게 좋다. 

 

손의 힘뿐 아니라 기능이 떨어지고 걸음까지 달라졌다면 목 부위의 척수가 눌리는 경추척수증도 의심할 수 있다. 젓가락질이나 글씨 쓰기, 단추 채우기가 서툴러지고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발이 끌리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김진욱 인천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의료원장은 “악력 저하는 전신 근력과 노쇠 상태를 살펴보는 지표지만, 손을 사용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보행 이상까지 동반된다면 경추척수증 등 다른 원인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심 신호② 스마트폰 글자 흐리고 화면 휘어 보인다?

 

김기영 교수
김기영 교수

부모님이 스마트폰 글씨를 자주 확대하거나 화면을 얼굴 가까이 가져간다면 눈 건강을 확인해야 하는 신호다. 한쪽 눈을 찡그리거나 고개를 기울여 화면을 보는 모습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단순 노안일 수도 있지만 글자가 일부 빠져 보이거나 직선이 휘어지고 화면 중심부가 일그러진다면 황반변성을, 시야가 전반적으로 뿌옇고 밝은 화면에서 눈부심이 심하다면 백내장을 의심할 수 있다.

 

김기영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스마트폰 화면은 작은 글씨와 직선, 숫자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평소와 다른 시각적 변화를 알아차리기 쉽다”고 설명했다.

 

한쪽 눈씩 번갈아 가리고 같은 화면을 확인해보는 게 좋다. 흐림이나 왜곡이 휴식 후에도 계속되거나 한쪽 눈에서만 나타난다면 안저검사와 광간섭단층촬영(OCT) 등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의심 신호③ 보폭 좁아지고 발 끌린다… 생소한 ‘정상압수두증’

 

최재혁 과장
최재혁 과장

부모님과 함께 걸을 때는 속도뿐 아니라 보폭과 발의 움직임을 살펴보자. 보폭이 눈에 띄게 좁아지거나 발을 바닥에서 떼지 못하고 끌듯이 걷고, 몸의 중심을 잡기 어려워한다면 정상압수두증의 신호일 수 있다.

 

이는 뇌척수액의 순환과 흡수에 문제가 생겨 뇌실이 확장되는 질환이다. 보행장애, 기억력·집중력 저하, 반응 속도 감소, 빈뇨·요절박·요실금 등이 동반되기도 하며 주로 고령층에서 나타난다. 

 

최재혁 대동병원 뇌혈관센터 과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걸음걸이가 느려지거나 보폭이 좁아지고 발을 끄는 등 이전과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과장에 따르면 정상압수두증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뇌에 쌓인 뇌척수액을 다른 부위로 흘려보내는 우회술을 시행할 수 있다. 치료 후 보행장애와 인지기능 저하 등의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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