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가 발생한 상위 10개 기업 중 9곳이 건설·배달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고 사망자수 상위 기업 10곳의 산재사망자는 53명이었다.
기업별로는 배달의민족 물류 전담사인 우아한청년들에서 가장 많은 8명의 산재사망자가 나왔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7명), 포스코엔지니어링(7명), HJ중공업 건설부문(6명), 카카오모빌리티(5명), GS건설(4명), 현대건설(4명), 대우건설(4명), 삼정기업(4명), 제주항공(4명)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 분류하면 건설업이 7곳, 배달업이 2곳으로 상위 10개 기업 중 9곳을 차지했다. 건설·배달업은 매년 산재사망자 상위권에 이름이 빠지지 않는 대표적 위험 업종이다.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산재로 연간 3명 이상 사망 사고가 발생한 기업에 영업이익의 최대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6개월 후 법안이 시행되면 지난해 기준 산재사망자 상위 10개 기업은 모두 부과 대상이 된다.
과징금 부과는 동일 법인 산하의 모든 사업장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터라 사망 사고가 발생한 건설현장이나 물류센터가 다르더라도 합산해 집계된다. 이런 이유로 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기업 경영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기준"이라며 "대규모 사업장에는 천문학적인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고 중소·중견기업은 존폐 위기에 몰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통계는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승인일을 기준으로 집계돼 실제 사고 발생 시점과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김위상 의원은 "영업이익 5% 과징금이나 건설업 등록말소처럼 기업 문을 닫게 하고 노동자 일자리를 위협하는 징벌 위주의 정책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제조·건설·물류 등 업종별 특성에 맞춰 반복되는 산재를 줄일 맞춤형 예방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