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외화자산 운용수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 달러화 강세와 한미전략투자공사 자산위탁 집행 등의 영향이 겹치며 17억달러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405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4422억8000만달러) 대비 한 달 새 17억2000만달러 줄어든 수치다.
외환보유액이 감소세로 돌아선 배경에는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축소와 공공 부문의 신규 자산 배분,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강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분기말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감소한 데다 한미전략투자공사에 대한 자산위탁 집행이 이뤄졌다”며 “여기에 미 달러화 강세 흐름 속에 유로화, 파운드화 등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줄어들면서 전체 보유액 규모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위탁과 관련해서는 “한미전략투자공사에 대한 구체적인 향후 추가 위탁 금액과 실행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9월 중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미 달러화 지수(DXY)가 101.37을 기록하며 전월(99.70) 대비 1.7% 상승하는 등 뚜렷한 강세 흐름을 보였다. 달러 가치가 절상되면서 서울외국환중개 고시환율 기준으로 미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 가치는 일제히 하락 압력을 받았다. 유로화 가치가 2.1% 절하됐고,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달러화 가치 역시 각각 2.3%, 2.4% 떨어지며 달러 환산 평가액을 깎아먹는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일본 엔화의 경우 미 달러화 대비 1.8% 절상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자산별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가증권이 3860억3000만달러로 집계돼 전체 잔액의 87.6% 비중을 차지했다.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MBS·커버드본드) 등으로 구성된 유가증권 잔액은 전월(3870억7000만달러)보다 10억5000만달러 줄어들며 전체 감소 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에 맡겨둔 예치금 잔액은 299억5000만달러로 6.8%의 비중을 나타냈으며, 전월 대비 3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련 자산도 전반적인 하향 조정세를 나타냈다. 국제통화기금의 특별인출권인 SDR 규모는 154억8000만달러(3.5%)를 기록해 전월 대비 2억 9000만 달러 줄었다. 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과 융자 등을 통해 보유하게 되는 청구권 성격의 IMF포지션 역시 43억달러(1.0%)로 한 달 사이 4000만달러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세 변동을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장부가격으로 고정 표기되는 금 보유액은 47억9000만달러(1.1%)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