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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균 테크윙 대표이사 |
테크윙의 심재균 대표이사가 다음달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18일 여의도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털어놓은 말이다.
반도체 후공정 검사장비인 테스트 핸들러 제조회사인 테크윙은 올 1분기 이미 상장도 하기 전에 세계시장 점유율 50%를 넘긴 업체다.
테크윙이 거래중인 업체는 하이닉스, 엘피다 등 40여개의 업체이며, 샌디스크에는 올 7월부터 신규로 거래를 시작했다. 그러나 삼성과는 거래가 전혀 없는 사이다.
삼성은 세크론(옛 한국도와)이라는 기업을 지난 2001년 지분 50%를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 이를 통해 반도체 검사장비를 자체적으로 생산해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삼성과는 거래가 전혀 없고, 앞으로도 거래는 힘들 것 같은 중소기업 사장이 어째서 삼성에 고맙다는 소리를 한 것일까.
사실 심재균 대표는 삼성맨이었다. 대우전자와 삼성전자 연구원을 거쳤으며, 특히 삼성에서는 10년을 넘게 일했다.
그러던 중 반도체 검사장비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지난 2000년 프로스라는 회사를 차렸다. 이후 삼성에 1년간 검사 장비를 납품하게 됐다.
그런데 정작 1년 후, 삼성으로부터 주문이 들어오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찾아가자 충격적인 답변을 들었다.
당시 삼성 관계자가 심 대표에게 "당신 장비 기술이 좋아서 S사에 카피하라고 시켰다"고 말한 것이다.
심 대표는 "삼성은 대기업인데, 벤처기업의 사장으로서 (자신이)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삼성과 계속 거래했다면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손오공처럼 있었을 것"이라며 "삼성이 예전에는 원망스러웠지만 지금은 고마워하고 있다. 이런 동기부여를 해줬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당시 한국 시장은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결국 해외로 나가게 됐다"며 지난 2000년대 초반 22%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2010년에는 32%로 늘었고 올 2분기에 드디어 5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에는 샌디스크와 거래를 시작했으며, 올해 안으로 도시바와도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다.
메모리 반도체 전방 시장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테크론은 지난해 매출액 745억원, 영업이익 111억원을 시현했다. 이중 67%인 503억원이 수출에 의한 매출이다.
지난 상반기에는 매출 414억원, 순이익은 6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 3분기 확정수주는 353억원이다.
심 대표는 "죽기 살기로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며 "해외 매출 비중 80%를 이뤘는데, 이 모든 과정을 상장도 하지 않은 업체가 자력으로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진다"고 말했다.
한편 테크윙은 이달 22일과 23일 양일간 수요 예측을 거쳐 29일과 30일 청약을 거친 후 다음달 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주당 예정 공모가는 1만8000원에서 2만원이며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하게 될 금액은 207억원에서 230억원, 상장주선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유병철 세계파이낸스 기자 ybsteel@segye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