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되면 당장 사야 할 주식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중대기로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통일 시점이 다가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김정은 체제가 안착되며 권력이 승계될지, 아니면 권력투쟁이 장기화되며 승계경쟁이 일어나거나 승계실패로 인해 북한이 급격히 체제붕괴 절차를 밟을 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미리 대비할 필요는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 통일이 된다고 가정할 시, 국내 시장은 어떻게 될까. 앞서 분단국가였던 독일의 사례를 살펴보면 시장에는 분명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독일 닥스(DAX)지수는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지난 1989년 11월 9일 1467을 기록했다. 6개월 뒤인 1990년 5월 9일에는 1865로 상승, 25% 급등했다.

그러나 통일이 선포된 1990년 10월 3일 직후인 4일 닥스지수는 1438을 기록하며 베를린 장벽 붕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통일이 될 경우 주식시장에서 어떤 종목이 각광을 받을 수 있을까.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통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로 새로운 노동인구의 유입과 신규투자 확대, 분단유지비용 절감과 국가 위험도 감소 등이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통일 이후 인프라 구축과 관련되어 건설 및 기계장비 업체와 남북 간 교류 증대에 따른 유통산업, 통합 군비지출 확대에 따른 방위산업 등이 대표적이며, 노동집약도가 높은 내수 특화 산업인 섬유, 가정용품, 중소건설업, 그리고 영토확대 수혜를 볼 수 있는 교통, 여행, 운송, 자동차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비금속 광물인 철, 석회석, 마그네사이트 등 자원수혜도 있을 것이며, 출판, 인쇄, 미디어교육 등도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통일이 된다면 비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북한의 경제 수준을 어느 정도로 끌어올릴 것인지, 그리고 어느 정도의 기간을 들일지에 따라 추정치의 편차는 크다.

통일부는 2030년이 통일 시점일 시, 통일 비용은 813조원에서 최대 2836조원을 30년간 소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래기획위원회는 점진적 통일시 3200억 달러가 들 것이며, 급진적 통일시에는 2조1400억 달러가 2040년까지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체적으로 시장에서는 북한의 1인당 소득을 남한의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800조원에서 1000조원, 남한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2300조원 가량이 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결론적으로 막대한 통일비용으로 인해 국내의 재정건전성이 크게 훼손될 여지가 높다는 것이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볼 때 이는 투자의 일환인데다, 통일 이후 불필요한 분단 유지 비용이 절감되고, 국내 시장의 디스카운트 요인이 됐던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의 편익을 감안하면 통일이 부정적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유병철 세계파이낸스 기자 ybsteel@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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