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말 지역 상인을 위한 대출 상품인 '아따매 장터사랑 대출'을 출시한 광주은행 기업영업전략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광주은행은 최근 전통시장 등 지역 상인들을 위한 대출 상품에 '아따매'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따매'는 놀라움이나 기쁨, 아쉬움 등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전라도 사투리이다. 은행 측은 실제 창구에서도 '소상공인 대출'등 딱딱한 이름의 상품에 비해 '아따매 장터사랑 대출'과 관련한 상담 문의가 더 많은 편이라 전했다.
#2. 영남권 기반 지방은행인 대구·부산·경남은행은 지난 2008년 BC카드와 제휴를 통해 '단디카드'를 선보였다. '단디'는 '제대로','똑바로'라는 의미의 경상도 사투리로 역시 지역민들에게 친근감을 유발한다. 대구은행 카드사업부 관계자는 "사투리뿐만 아니라 '멋스러운 스타일'을 뜻하는 영문 'DANDY(댄디)'의 의미도 함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카드는 영남 소재 테마파크, 백화점, 리조트에서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지역민의 관심을 끈다.
#3. KB국민카드가 지난해 내놓은 '혜담카드'는 '혜택을 담았다'는 의미, '외환2x'카드는 일정기간 카드 이용시 '혜택을 2배로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현대ZERO카드'는

#4. 기업은행이 '흔들어적금'에 이어 최근 출시한 '흔들어예금'도 상품명에 상품 특성이 반영됐다. 이 상품은 스마트폰 내 만보기앱을 실행시긴 후, 만보기 기록이 증가할수록 예금금리가 높아지는 구조로 건강과 재미, 이자수익을 동시에 겨냥했다. 하나은행의 '행복건강 S라인적금'은 가입자의 건강한 생활을 돕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실제 건강생활 서약서를 작성하거나 운동관련 수강증, 헌혈증, 봉사활동확인서, 기부금영수증 등을 제시하면 우대금리를 준다.
이처럼 금융권의 이색적이고 친숙한 '이름짓기(네이밍 : naming)' 가 눈길을 끈다. 이름을 어떻게 짓느냐가 해당 상품의 성패는 물론, 기업 브랜드 인지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크로스컬쳐 김지희 대표는 "독특한 상품 이름은 '신선하고 재밌다'는 느낌을 불러일으킨다"며 "고객은 해당 기업에 대한 친근감과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색있는 이름이 반드시 해당 상품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해당 상품에 대한 고객의 기대 수준과 실제 상품의 혜택간 차이가 크다면 역효과를 부른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잘 만든 이름'이 오히려 고객이탈을 유발하는 셈이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관적인 네이밍은 고객의 관심을 끄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젊은 고객들은 실제 혜택과 부가서비스 등 실용성을 더 따진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과거 독특한 상품명으로 고객들의 관심은 끌었지만, 이자수준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고객들로부터 외면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현승 세계파이낸스 기자 hsoh@segye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