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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카페iN을 도입한 네이버의 광고모델로 활동한 영화배우 전지현의 당시 모습. 사진=네이버) |
네이버가 다음을 잡고 인터넷 포털사이트 1위 업체로 등극할 때에도 모바일 메신저 강자인 카카오톡을 따라잡을 때에도 어김없이 빼든 광고모델 ‘전지현 카드’가 기가 막히게 들어맞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인터넷·모바일업계에 따르면 다음과 야후에 이어 인터넷 포털사이트 후발주자로 출발한 네이버는 전지현을 앞세운 마케팅 전략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다음을 밀어내고 포털 1위 업체로 올라섰다.
네이버는 지난 2004년 카페인(iN)과 블로그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당시 광고업계 최고모델인 전지현을 전속모델로 결정했다. 초록색 네이버 모자를 쓴 전지현의 모습을 담은 광고가 방송된 후 카페와 블로그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이 폭발했고, 이는 결국 네이버가 국내 1위 포털로 자리를 잡는 데 크게 공헌했다.
이로부터 꼭 10년이 지난 올해 카카오에 뒤져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뛰어든 네이버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여주인공인 천송이를 연기한 전지현을 또 다시 내세웠다.
네이버 라인(LINE)이 ‘별에서 온 그대’에 간접광고 공세를 펼치며 대박을 터뜨리면서 네이버는 최근까지도 전지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네이버는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라인을 간접 광고함으로써 한류 열풍을 등에 업고 중국과 일본 등 해외시장 돌풍에 힘입어 카카오톡을 꺾고 가입자 수를 단기간에 대폭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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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라인 캡쳐) |
지난 26일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을 공식 선언하면서 ‘다음카카오’가 출범했다. 다음카카오가 독주 중인 네이버의 대항마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게 사실이나, 공교롭게도 양사 모두 전지현으로 큰 재미를 본 네이버에 관련시장 1위 자리를 뺐긴 상태다.
국내 포털업계 1위 네이버는 시장점유율이 무려 75%에 달한다. 올해 1분기 네이버와 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의 온라인광고 매출은 4129억원, 1149억원, 192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2·3위 매출을 합쳐도 네이버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국내 온라인 메신저 시장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는 카카오 역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카카오톡의 가입자 수는 전 세계 1억4000만명이나, 네이버의 대표적인 신사업인 라인은 일찌감치 해외진출을 통해 일본 등을 중심으로 외형을 키워 전 세계 4억3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후발주자 라인이 가입자 수에서 카카오톡을 3배 이상 뛰어 넘은 것으로 네이버는 라인에서만 지난 1분기 1452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 같은 점들이 인식되면서 네이버 주가도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
지난 26일 다음카카오 쇼크로 하루 사이에 3.99%, 3만1000원이나 빠졌던 네이버의 주가는 이후 이틀 연속 오르며 이날 77만8000원에 마감해 전 거래일 대비 2만3000원, 3.05%나 급등했다.
박일경 세계파이낸스 기자 ikpark@segye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