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강수 칼럼] 상가투자·창업시장 위기 속 복합상권 메리트는?

 

 

상가시장이 위축되고 공실이 늘어나다보니 상가투자자들이나 창업자들 사이에서 복합상권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복합상권이 상대적으로 고객들의 배후 수요가 탄탄해 비교적 매출이 안정적이고 기복이 적은 편이어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복합상권이란 말 그대로 단순한 한 가지 상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상권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형태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서 대학가상권이라면 주변에 대학교가 있는 상권을 의미하지만 대학가상권이면서 역세권상권의 특성을 갖춘 곳은 복합상권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두 개의 상권이 결합된 형태인 곳도 있지만 세 개 이상의 상권이 결합된 곳도 존재할 수 있다. 역세권상권이면서 오피스상권이고 외부에서 유입될 수 있는 등산로상권이기도 한 것과 같은 식이다. 아무래도 상가시장이 유래없이 어려운 시기가 되다보니 단순상권보다 복합상권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복합상권의 장점은 아무래도 2개 이상 상권의 수요층을 모두 확보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대학가상권이면서 역세권상권이라면 대학교 학생이나 교직원들의 수요층에 더해 역을 이용하는 이들의 수요까지도 덩달아 기대해볼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상가 중에서 이런 복합상권의 특성을 살려 적은 공실 속에서 활성화된 모습을 보이는 곳들도 적지 않다. 일종의 A급 또는 S급 상권이라 부를만 하다. 지인 중에서 평소에는 오피스상권인데 주말만 되면 등산객이 모이는 등산로상권이 형성되는 복합상권의 상가에 투자해 안정적이면서 효율적인 투자활동을 이어가는 사례가 있다.

 

그런데 복합상권이라 하여 무조건 좋은 성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우선 상가투자를 권유하는 곳이나 창업을 제안하는 쪽에서 이야기하는 복합상권이 진짜 복합상권이 맞는지 꼼꼼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복합상권이라고 하는 용어가 어떤 공신력있는 기준을 가진 것이 아니다보니 마케팅적으로 활용되는 일이 많아, 이곳 저곳 복합상권이라 칭해지는 일이 있기도 하므로 스스로 상권을 잘 따져봐야 한다. 결국 두 가지 상권이 합쳐지면서 시너지효과가 일어나야 복합상권의 장점이 있는 것인데 그런 플러스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복합상권의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두 가지 이상의 상권에서 발생하는 수요층이 모두 내 상가나 가게로 흡수될 수 있는 조건이라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앞서 말했듯 평일에는 오피스상권, 주말에는 등산로상권과 같이 주7일 상권으로 확장되면서 각자의 수요층이 모두 다른 것이 이상적인 형태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같은 특수상권의 매력도를 따질 때도 기본적인 상가투자의 메리트를 점검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유동인구와 거주인구가 많은 것이 좋다. 단일한 상권이지만 수요층이 5만명인 곳과 복합상권이지만 수요층이 1만명인 곳을 놓고보면 아무리 복합상권이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가지기 어렵다.

 

또한 이상적인 복합상권에 속해있다 하더라도 내 상가나 점포로 향하는 입지로 유동동선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면 이 역시 곤란한 일이다. 즉, 복합상권의 조건을 갖춘 입지에 있지만 유동동선 흐름상 내 점포로 향하는 고객이 많지 않다면 이러한 부분은 잘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미이다.

 

결국 복합상권이라는 말에만 솔깃하기보다 직접 현장에 나서 복합상권으로서 시너지효과를 제대로 일으키는지, 그리고 수요가 실제 제대로 발생하는지, 여기에 해당 상가로의 유동동선이 잘 확보되는지를 모두 잘 체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최대한 발품을 많이 팔아 현장에서 고민과 답을 같이 찾아야 한다. 

 

필자가 이달 중순경 서울 6호선 독바위역 인근의 대로변 주택가이자 북한산등산로길 방향 초입 상권에 위치한 ‘메밀뜨락’ 봉평 메밀 전문점을 찾았다. 메밀뜨락은 우선 동네 주민들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북한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SNS에서 건강한 메뉴 구성을 통해 착한 식당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이기도 한다. 양질의 국내산 재료만을 엄선하여 사용 하다보니 한번 방문한 사람들은 계속 찾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잘 되는 집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데 이 집 또한 100% 국내산 콩과 메밀 등 좋은 재료와 기본원칙에 충실한 주인의 정성이 손님들의 재방문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 집 주인장께 북한산등산로길의 입지에 창업을 하게된 사연을 직접 들어봤다. 그는 “원래는 마포구 아현동에서 9년간 장사를 했는데 건물이 헐리면서부터 한동안 쉬고 있었는데 지인께서 우연히 여기를 추전했다. 올해 4월부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동네 아는 사람도 없고 낯설고 하다보니 매출 또한 저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최근 맛과 재료 등이 입소문을 타며 지금과 같은 호황을 누리는 단계로 접어 들었다. 끝으로 주인장은 “우리집에 오면 기본찬을 제외하고 요리를 즉석에서 만들다 보니 손님들이 기다릴 수 있다”며 당부도 덧붙였다.

 

몇 년간의 인구감소와 더불어 온라인 배달사업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매장들은 약세를 보이는 지금과 같은 시기는 상가투자나 창업이 비수기인 만큼 발품을 들여 잘 찾는다면 복합상권에 있는 우수한 상가를 찾을 수 있는 기회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면 리스크 감소를 위해 주변에 실전 경험이 풍부한 상가투자자나 창업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메리트있는 복합상권의 상가인지 확인해보길 추천한다.

 

 

권강수 상가의신 대표·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