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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멤버 지드래곤(GD)이 디자인에 참여한 'GD카드' 사진=기업은행 |
최근 은행들이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유스 마케팅(Youth Marketin)'을 강화하고 있다.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부각시켜 잠재적 고객인 10~20대 금융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다만 이들 주 타깃층의 소비규모가 작고 예금, 대출 등 은행 거래 여력 역시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실속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은행은 "잠재적 고객 확보 차원에서 의미 있는 마케팅"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1일부터 방탄소년단 제휴 상품인 'KB X BTS적금'과 'KB국민 BTS체크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KB x BTS 적금은 초회 1만 원이상 매월 100만 원 이하 금액을 저축할 수 있는 1년제 자유적금이다. 첫 거래, 자동이체, 생활서비스 등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방탄소년단 기념일 및 멤버별 생일 등엔 입금한 건에 대해 해당금액만큼 만기까지 연 0.1%포인트를 더 얹어준다. 이달 6일 기준 우대금리 조건 충족여부에 따라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2.3%까지 금리를 준다.
KB국민 BTS체크카드는 전월 이용실적 조건이나 적립한도 제한 없이 국내 가맹점 이용 때 이용금액의 0.2%가 적립된다. 전월 이용실적이 30만원을 넘으면 업종에 따라 최대 0.3%~0.8%씩 포인트가 쌓인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이달 조회사에서 "브랜드 분야에서 방탄소년단을 통해 젊고 역동적인 KB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이보다 앞서 지난 3월 말 '워너원' 이미지를 담은 '쏠(SOL) 딥 드림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카드 사용 시 조건 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이용실적의 0.2%, 할인점·편의점·영화관·이동통신 및 해외 사용 시 최대 1.0%가 쌓이는 게 특징이다. 출시 9일 만에 사전예약 5만 계좌를 넘어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누적 발급좌수는 최근 10만좌를 넘어섰다. 신한은행 측은 "지난 2월 워너원을 광고 모델로 선정해 적극적인 유스 마케팅을 펼친 결과, 신한 쏠 가입자 550만 명 유치를 비롯해 '워너원 입출금통장 및 정기성 통장' 3만 5000좌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올 2월 빅뱅 지드래곤(GD)이 직접 디자인한 'GD카드'를 10만 장 한정판으로 내놨다. GD카드는 멜론, 엠넷, 벅스, 지니 등 주요 음원사이트나 YG 이숍에서 10%, 스타벅스과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각각 20%, 8% 청구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GD카드 누적 발급좌수는 7만 3000좌에 이른다.
다만 일각에선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이 실효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한다. 타깃고객층의 소비 및 저축 여력이 높지 않은 데다, 자칫 아이들을 내세운 상품이 '소장용'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기 아이돌의 모델료도 적지 않다.
은행들은 이 같은 우려를 일축한다. 기업은행 개인디지털채널부 관계자는 "GD카드는 20대 후반 여성을 주력 소비자로 설정해 내놓은 상품이라 여타 체크카드에 견줘 객단가가 뒤쳐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유스 고객 마케팅은 당장의 실적보다도 잠재고객 확보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측도 "워너원 제휴 상품은 홍보효과를 높여 젊은층 고객 저변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