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전 벌이는 LG화학·SK이노베이션, 3Q 실적 '반토막'

LG화학, 영업이익 43.3%↓…배터리· ESS 분야 적자 지속 전망
SK이노, 정유부문 실적 악화…석유제품 트레이딩 실적도 나빠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실적이 반토막날 전망이다. LG화학은 미래 성장 분야인 배터리부분에서, SK이노베이션은 주력 분야인 정유·석화 부분에서 타격을 입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8% 감소한 338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상승한 7조8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3분기 흑자전환이 기대됐던 자동차 전지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는 것이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V배터리는 BEP(손익분기점) 수준의 이익이 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폴란드 공장 수율 개선이 당초보다 더뎌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인력의 숙련도가 낮은 상황에 고객사 물량 대응과 신규설비의 수율 상승을 동시에 진행하는 점이 부담이 될 전망이다.

 

국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도 최근 화재 영향으로 발주 지연과 충당금 이슈가 지속되고 있다. 3분기 주력제품인 ABS 스프레드도 축소되고 SAP와 합성고무 역시 원재료 강세로 수익성이 부진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ESS 사업은 최근 화재 영향으로 발주 지연과 충당금 이슈가 지속되고 있지만, 해외에서 ESS 사업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국내 사업 부진에 따른 영향력을 축소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현재 LG화학은 GM과 JV를 추진 중인데 과거에는 국내 JV 사례가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지만, 이번에는 완성차 OEM과 JV로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이란 공통 이해관계로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유럽 공장의 수율 개선이 늦어지면서 비용이 증가하고 매출 성장도 기대보다 부진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럽 공장은 급격하게 생산설비를 늘리는 과정에서 숙련인력 부족 등이 이슈가 되고 있으며 목표 수율에 도달하는 시점은 당초 기대했던 올 3분기 말이 아닌 오는 2020년 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절반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3500억원대로 전년 동기(8358억원) 대비 5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부문의 실적 악화와 석유제품 트레이딩사업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이 3분기 전체 실적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특히 정유 부문은 이월된 재고 손실 등으로 약 100억원 내외의 적자가 예상된다. 화학 부문도 파라자일렌(PX) 가격 낙폭이 축소됐지만 부진한 시황으로 인해 주요제품 스프레드(제품과 원료가격의 차이) 악화로 이익이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도 2021년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영업손실이 늘어나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재고 평가손실이 늘었고 석유제품 트레이딩사업의 실적도 좋지 않다"며 "정유부문 실적 악화가 전체 실적 부진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 개선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 분기 재고관련 이익 및 기태 이익 소멸로 3분기 SK이노베이션의 정유부문 실적이 부진할 것이다. 석유 기타 이익(트레이딩 이익 등)도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사우디 원유 생산 감소에 따른 여파로 9월 중 유가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 분기 재고손익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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