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미봉책에 그친 LG화학 ESS화재 대응

LG화학 오창공장. 사진=LG화학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지난 14일 LG화학은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관련 대응책을 발표했다.

 

LG화학은 ESS 화재 확산 방지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며 연내 정밀 분석을 통해 앞선 화재들의 원인을 규명하고 추가 피해를 없애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방안이 정확한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위 여론을 의식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려는 꼼수로 나중에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원인규명을 하는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ESS 발주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철저히 조사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알맹이 없는 대책보다는 자금을 더 투자해 안전인증단계부터 절차를 밟아가며 보다 촘촘한 안전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원인 규명작업이 제대로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LG화학은 화재 원인규명을 위해 올해말까지 실험을 하고 결과에 따라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덧붙여 만약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더라도 (배터리)교체를 포함한 적극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부도 기업에게만 원인 규명을 촉구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난 6월 ESS 안전강화 대책을 내놓은 이후에도 화재사고가 연이어 두 번이나 발생했기 때문에 정부도 이번 사고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오는 4분기쯤 실험결과에 따라 LG화학이 추가적인 대응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역시 원인 규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대응책은 다시 한번 배터리 강국이라는 이름에 누를 끼치게 될 것이다. 배터리를 놓고 경쟁하는 나라들과 기업들이 현재 한국의 상황을 매의 눈으로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선 안된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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