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보험’, 환급보다 보장 집중하면 보험료 크게 준다

80~90% 환급형 가입 사례 다수…월 보험료 부담 적지않아
만기환급률 낮출 경우 보험료 급감…저비용·고효율이 최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안재성 기자] 주택화재보험, 세칭 ‘집보험’에 대한 수요가 매년 늘고 있다. 자가를 소유한 사람뿐 아니라 임차인도 집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정작 집보험에 대해 제대로 알고 가입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대부분 만기환급률을 80~90% 정도로, 너무 높게 잡는 바람에 불필요한 보험료를 지출하고 있다. 만기환급률을 낮추면 보다 저렴한 보험료로도 더 든든한 보장이 가능해 소비자의 현명한 대처가 요구된다. 

 

집보험은 화재보험의 일종이다. 본래 주택 외에 상가, 공장 등 다양한 물건을 대상으로 하는 화재보험을 주택 전문으로 리모델링한 게 집보험이다. 

 

때문에 화재 외에도 지진, 붕괴, 침강, 풍수해 등과 함께 주택 전문 보장인 도난, 누수, 일상생활책임, 세입자 보장 등까지 포함돼 있다. 

 

특히 흔하게 일어나는 누수로 인한 옆집이나 아랫집에 대한 배상책임, 도난 위험, 형사사건으로 인한 배상책임 등도 보장해주기에 여러 모로 유용하다. 월 보험료도 1만~2만원 수준으로 저렴해 많은 가정들이 집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다만 집보험 상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보니 효용성에 대해 너무 많은 보험료를 지출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집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해 오프라인보다는 주로 텔레마케팅(TM)이나 인터넷 등 온라인을 통해 가입하는 비중이 높다. 이 때 집보험에 대해 안내하는 텔레마케터는 월 평균 보험료가 높을수록 자신의 수수료도 늘어나기에 만기환급률을 꽤 높게 유도하곤 한다. 

 

A씨는 화재 관련 대인 배상 최고 1억원, 대물 배상 최고 10억원에 여러 특약을 더하고 만기환급률을 90%로 설정해 월 보험료 2만원씩 지출하고 있다. A씨는 “집보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텔레마케터가 권하는 대로 가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비효율적인 상품 설계다. 보험은 보장이 제일 중요하지, 만기환급금은 별로 의미가 없다. 

 

소비자들 중에는 만기환급금을 보험사의 서비스처럼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착각이다. 만기환급금의 재원이 되는 저축보험료는 보험사가 화재, 누수 등을 보장하는 위험보험료 외에 따로 걷는다. 

 

즉, 만기환급률을 낮추면 전체적인 보험료도 내려간다. 무엇보다 보험사의 저축보험료는 공시이율로 부리되는데 요새 공시이율은 약 2%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굳이 저축보험료를 따로 내기보다는 그 돈을 다른 곳에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다. 

 

A씨의 경우 만기환급률을 20%로 낮추니 보장을 똑같이 했음에도 월 보험료가 1만원을 약간 넘는 수준으로 급감했다. 

 

나아가 집보험 만기환급금을 아예 포기하면 월 1만원이 채 안되는 보험료로 A씨보다 더 든든한 보장을 받을 수도 있다. 집보험의 가입 목적은 만기환급금이 아니라 화재, 누수 등에 대한 보장임을 잊지 않아야 저비용·고효율을 추구할 수 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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