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 기업’ SK텔레콤과 카카오, 자동차 놓고 한판 승부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부장과 다니엘 키르헤르트 바이톤 최고경영자가 현지 시각으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0 현장에서 차세대 전기차 한국 출시를 위한 포괄적인 협력을 골자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한준호 기자] SK텔레콤과 카카오의 자동차 대전이 현실화될 조짐이다.

 

 두 회사 모두 자동차 업체가 아닌,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임에도 최근 들어 미래 이동성 산업이 달리는 스마트기기로 전환하는 시대를 맞아 자동차에 들어가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점하기 위한 기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SK텔레콤은 기본적으로 이동통신사이며 카카오는 메신저 기반 플랫폼 기업이지만 두 회사는 겹치는 분야가 많다. 그중 내비게이션 서비스와 인공지능 기술, 그리고 커넥티드카 부문에서 명백히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 및 기술은 앞으로 스마트폰이 아니라 자동차 안에서 구현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협력하고 함께할 든든한 자동차 제조업체 협력사가 필수다.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실제 자동차에 탑재하고 운용해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권혁호 기아차 국내사업본부장(오른쪽부터), 박한우 기아차 사장, 김병학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 박병철 현대·기아차 중형PM센터장이 최근 출시된 3세대 K5 옆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기아차 제공

그런 면에서 보자면 카카오가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자사의 인공지능 기술인 카카오 I(카카오 아이)를 활용한 음성인식 차량 제어 기능을 현대·기아자동차가 출시하는 신차에 속속 장착하고 있다.

 

 카카오는 2017년 제네시스의 G70에 처음 현대·기아차와 공동 개발한 서버형 음성인식을 기술을 적용하며 동맹 관계를 맺은 바 있다. 서버형 음성인식은 음성으로 목적지 검색과 맛집, 관광지, 정비소 등 유용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해 주는 기술이다. 이후 차종이 확대되고 있으며 단순히 정보뿐만 아니라 최근 출시한 기아차 K5에서는 에어컨, 히터, 창문 개폐 등 차량을 직접 음성으로 제어해주는 기술까지 구현해냈다. 

 

 하지만 SK텔레콤도 만만치 않은 기술력을 지닌 기업이다. SK텔레콤은 최근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0에서 파트너를 공개했다. 바로 글로벌 전기차 기업 바이톤이다. 바이톤은 BMW, 닛산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 출신 핵심 인력들이 2017년 홍콩에 설립한 전기차 업체로, 각종 모터쇼에서 기존 전기차의 성능과 기능을 뛰어넘는 품질을 선보이며 차세대 전기차 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과 다니엘 키르헤르트 바이톤 최고경영자는 CES 2020현장에서 바이톤의 한국 출시 전기차 대상 양사의 포괄적인 협력을 목표로 상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협력은 차량 내부 통합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의 개발과 적용, 마케팅 분야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진행된다. 바이톤은 지난해 9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엠바이트 생산을 위해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인 명신과 위탁 생산 계약을 맺고 한국시장 진출에 나섰다.

 

 SK텔레콤은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과 음원 서비스인 플로 및 각종 동영상을 제공하는 자사의 ‘통합 IVI’ 서비스가 48인치 초대형 곡선형 터치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디지털 활용 환경을 갖춘 바이톤 차와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바이톤의 전기차 판매 및 사후서비스(AS) 분야에서도 자사 보유 채널을 활용한 협력을 진행한다.

 

 ICT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을 실제 적용해보고 소비자들의 반응까지 모색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에 실제 자동차 제조사를 파트너로 삼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카카오에 이어 SK텔레콤의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경쟁이 국내에서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ongil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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