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가져온 생활의 변화…‘비대면·비접촉’ 일상화

‘언택트 문화’ 확산…사이버 견본주택·온라인서 신차 출시
기업들, 코로나 19 확산에 출근 시간 조정·재택근무 실시

 

지난 3일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원식당에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가림막이 테이블마다 설치된 가운데 직원들이 식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LG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한민국의 일상 생활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접촉을 자제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경조사를 비롯한 크고 작은 일상의 풍경까지 바뀌고 있다. 

 

공공기관이나 문화시설, 백화점,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들이 문을 닫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 곳곳에서 ‘비대면·비접촉’이 일상화되고있다. 기업들도 기존의 영업, 근무 형태를 바꿔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있다.

 

“집 밖은 위험해”…‘언택트 문화’ 확산

코로나19 우려가 커지면서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언택트(untact)란 부정 접두사인 ‘언(un)’과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의 합성어로, 비대면·비접촉 방식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고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직장인들조차 집 밖에 나갈 일이 확 줄어들었다. 업무는 온라인으로 처리하고 메신저로 직장 동료들과 대화한다. 식사는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마켓컬리 등에서 배달해 먹는다.

 

코로나19는 취미 생활까지 바꿔놓았다. 운동이나 영화감상 같은 취미 생활도 ‘언택트’로 바뀌고 있다.

 

타인과 함께 헬스클럽에서 땀을 흘리거나, 타인과 나란히 앉아서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운동은 각자 집안에서 해결한다. 영화관에 가기를 꺼리면서 이를 대체할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는 7% 가까이 늘었다는 집계가 나왔다.

 

자동차도 클릭 한번으로 구매…‘언택트 마케팅’

기업들은 박람회나 신제품 소개 행사 등을 온라인 행사로 대체하는 ‘언택트 마케팅’을 내놓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신차 공개를 위한 대대적인 모터쇼가 취소되자 이를 온라인쇼로 대체했다. 현대차는 새로운 전기차(EV) 콘셉트카 ‘프로페시’를 지난 3일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당초 5일(현지시간)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행사가 취소되자 이날 온라인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에 수 천 만원에 달하는 차를 사면서도 영업사원과 한 번도 대면하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계약까지 끝내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지난해 GS건설이 공급한 무등산자이&어울림 사이버견본주택 예시. 사진=GS건설

건설업계에서는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실물 견본주택을 대체하고 있다. 

 

처음에는 청약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사이버 견본주택을 운영하는 단지들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건설사들도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사이버 견본주택을 개관한 ‘매교역 푸르지오 SK VIEW’는 107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5만6505명이 몰려 평균 145.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평소 할인을 하지 않던 프리미엄 유아용품 업체들이 온라인 박람회를 개최했다. 

 

노르웨이 유아용품 브랜드 스토케는 지난 1일까지 ‘스토케 프리미엄 베이비페어’를 진행했다. 스토케는 임산부, 영유아가 있는 가족은 사람이 많은 행사장을 방문하는 것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베이비페어와 동일한 혜택을 누리도록 했다. 

 

달라진 근무형태…1인 식사 원칙·출퇴근 제각각

코로나19는 직장인들의 점심 풍경과 업무 패턴도 바꿔놓고 있다.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구내식당 내 식탁 재배치에 나서고 있다. 직원들에게 한 줄로 한 칸씩 띄어 앉도록 지침을 내리고 있고, 칸막이도 설치했다.

 

LG그룹은 구미, 평택, 창원 등 주요 사업장 구내식당에 이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원식당 테이블에도 가림막을 설치했다. 안내문을 통해 식사 전 손 씻기, 식당 내 이동 중 마스크 착용, 대기시 앞사람과의 간격 유지 등을 권고하고 있다.

 

LG는 이에 앞서 임직원들이 분산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전 사업장 식당 운영시간을 연장하고, 사무실 자리에서 식사가 가능하도록 도시락 메뉴도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는 직원들이 식당 식탁에서 마주보지 않고 한쪽으로 일렬로, 한 칸씩 띄어 앉도록 했다. 식사를 할 수 있는 좌석이 절반으로 줄어든 대신 식사 시간을 2개 조로 나눴다. 

 

홈플러스는 직원식당 식탁 좌석 배치 구조를 기존 6인석에서 4인석으로 변경해 지그재그 형태로 재배치했다. SK울산CLX에서는 사내식당 입구에서 직원들의 체온을 재고 고열이 있으면 출입을 자제시킨다.

 

기업들의 업무 패턴도 변하고 있다. 직장폐쇄에 이어 재택근무가 일상으로 찾아온 것이다.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에선 대화는 사내외 메신저로, 회의는 화상회의로 이뤄진다.

 

SK그룹은 25일부터 SK㈜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네트웍스, SK실트론 등에서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재택근무를 한다. 

 

삼성그룹과 LG그룹은 임신부 위주로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LG그룹은 기한을 제한하지 않았고 계열사별로 사정에 맞춰서 기간과 형태를 정하도록 했다. 

 

건설·항공업계도 재택 근무에 들어가고 있다. 

 

SK건설은 지난 2일부터 건설사 최초로 전 직원을 3개 조로 나눠 3주간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1개조씩 1주일간 재택근무를 하며 출근 시간도 접촉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전 9시에서 10시로 조정했다. ‘피시 록(PC Lock)’ 시스템으로 근무 시간을 관리하고 사내 메신저, 메일, 휴대전화 착신 전환 등으로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임신부는 지난달 26일부터, 현장과 접객 관련 직원을 제외한 일반 직원은 다음날인 27일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유통업계에서도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 CJ오쇼핑 등이 당분간 필수 인원 외에는 전면 재택근무다.

 

금융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은행들은 본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시 방역 등으로 인해 업무가 마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요 인력을 분산해 운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IT부문·자본시장본부 등 핵심 부서를 분산 배치했다. 또 임산부나 유치원·학교 등의 개학 연기를 맞아 자녀를 돌봐야 하는 여직원들에게 휴가를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정보기술(IT) 핵심인력을 11개 대체사업장에 분산 배치했다. 하나은행은 인천 청라, 서울 중구 서소문 등에 대체사업장을 마련했으며 더 추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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