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임정빈 선임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선으로 대폭락하는 등 국제 석유전쟁이 시작됐다.
9일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미국산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와 북해산브렌트유 가격은 약 20%가 하락한 배럴당 32달러와 36달러에 각각 체결됐다.
이는 최근 석유산유국기구(OPEC)과 기타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의 감산 합의가 실패로 돌아간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OPEC+의 합의 실패에 대한 보복차원에서 원유 가격을 대폭 하락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4월물 가격을 아시아시장에서는 배럴당 4~6 달러, 미국시장에는 7 달러를 인하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는 아라비안 라이트 선물가격을 북해산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10.25달러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나섰다. 이는 유례없는 가격 인하이다.
최근 OPEC+ 회의에서는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하루 150만 배럴 이상을 삭감하기로 합의가 이뤄졌으나 러시아가 이를 거부하고 나서 감산이 결렬됐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유가전쟁의 단초를 제공했고 사우디아라비아가 보복에 나서 유가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8일 현수준의 지속가능한 국제유가가 러시아경제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공급가격 후려치기는 이에 대응한 메가톤급 폭탄 수준이라는 시장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것 뿐 아니라 러시아에 대해 게임이 끝났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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