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연임 성공한 손태승, 향후 과제 산더미

DLF사태 수습· 주가 부양·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현안 산적
금융당국과 법정공방도 부담…사업승인 절차 지연 우려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왼쪽 두번째) 과 권광석 신임 우리은행장(왼쪽 세번째)이 우리은행 남대문시장지점을 방문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대문시장 소상공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논란을 뒤로 하고 3년 더 우리금융을 이끌게 됐지만 그의 앞에 놓인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사태’ 수습은 물론 금융당국과의 법정공방도 부담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비금융 계열사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반토막 난 주가를 끌어올려야 한다. 

 

◆“중징계 부당“…금융당국과 법적공방

 

무엇보다도 손 회장으로선 금융당국과의 관계를 원만히 풀어나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손 회장은 금감원이 DLF의 불완전판매 및 대규모 손실에 대해 중징계인 ‘문책경고‘ 처분을 내린 데 대해 불복했기 때문이다.

 

금감원 역시 서을고등법원에 항고장을 내기로 결정한 터라, 양측 간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회사의 인수·합병 등 중요한 결정엔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 등이 필수인데, 양측의 껄끄러운 관계가 우리금융의 사업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한 예로 우리금융은 현재 내부등급법 적용을 위한 승인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금감원은 아직 이를 허가하지 않은 상태다. 우리금융 계열사의 한 임원은 “내부등급법 적용은 보통주자본비율을 높여 적극적인 M&A에 나서기 위한 선결조건인데, 금감원의 승인이 차일피일 미뤄지면 우리금융의 구상이 틀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비공식적인 구두지도 등도 우리금융으로선 경영상의 부담으로 작용할 거란 분석이다.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급선무다. DLF사태, 라임 사태 등 최근 우리금융이 잇따라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에 치명적 약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모두 손 회장이 우리은행장을 겸직하던 시기에 벌어진 사건이다. 손 회장은 권광석 신임 우리은행장과 함께 사태 수습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우리은행은 통해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배상 결정에 따라 손실을 본 DLF투자자를 대상으로 배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과거 ‘키코(KIKO)사태’에 대한 금감원의 조정 권고안도 일찌감치 수용해 42억 원을 배상했다.

 

◆경영환경 악화 속 M&A성과·주가부양 과제

 

위기 속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것도 ‘손태승 2기 체제’의 과제다. 그도 그럴 것이 금융권은 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NIM)하락, 경기부진 장기화 및 한계차주 위험에 따른 기업 신용리스크 부각, ‘빅테크(Big Tech)‘ 기업과의 경쟁심화 등 주변 경영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다.

 

손 회장은 지주사 체제 전환 첫 해인 지난해 우리금융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누적 당기순이익 1조 9041억 원을 시현하며 경상기준 사상 최대실적을 냈다. 그룹 기준 NPL비율 및 연체율을 각각 0.45%, 연체율 0.33%까지 낮췄다. 우리은행장을 겸직하며 우리은행의 우량자산 비율을 전년 대비 0.8%포인트 상승한 85.2%까지 높였다. 과거 부실 금융사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도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다. 

 

손 회장은 올해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통해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데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자산신탁 등을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이에 더해 MBK파트너스(롯데카드 지분 60% 인수)와 손잡고 롯데카드 지분 20%를 사들이며 카드사업 강화를 위한 초석도 다졌다. 손 회장은 증권·캐피탈·보험·저축은행 등 국내 비은행 금융사 이외에도 필요 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M&A 매물을 살펴볼 계획이다. 최근 우리금융은 과점주주 중 한 곳인 IMM PE를 통해 푸르덴셜생명 본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반토막 난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도 시급하다. 주가상승은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월 11일 지주회사로 재출범한 뒤 이듬달 13일 상장된 후 같은 달 1만 6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난 25일 기준 우리금융은 74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년 새 53.7%나 급락했다. 같은 기간 신한·KB·하나금융지주의 경쟁 금융지주의 주가 하락폭(약 33~48%) 보다 훨씬 크다.

 

한편 손 회장의 연임을 향한 부정적 시선은 여전하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 우리금융의 지분 8.82%를 보유한 국민연금을 비롯해 의결권 자문사(ISS),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 등이 손 회장에 재선임에 반대의견을 냈다. DLF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DLF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받은 인사가 연임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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