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성의 보험 100% 활용하기]‘달러 보험’, 달러 강세일 때 가입은 신중해야

달러화 강세 바람 타고 달러 보험 ‘인기’…1분기 판매고 3배 급증하기도
환율 상승기에 보험료 내면 손해…타 상품 대비 높은 수수료도 부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안재성 기자]최근 미국 달러화가 가파른 오름세를 선보이면서 ‘달러 예금’, ‘달러 상장지수펀드(ETF)’ 등과 함께 ‘달러 보험’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달러평생보장보험', 메트라이프생명의 '원화내고 달러모아 연금보험', 오렌지라이프의 ‘달러로 키우는 저축보험’ 등 달러 보험 들은 모두 판매고가 크게 늘었다. 개중에는 3배 가량 급증한 상품도 존재한다. 

 

그러나 사실 달러 보험은 원·달러 환율 상승기에 보험료를 내면 소비자가 손해다. 따라서 지금처럼 달러화가 강세일 때는 달러 보험 가입에 신중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적인 불황이 우려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올해 2월 중순까지 1200원 미만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뒤 빠르게 상승, 지난달 19일 1285.7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24일에는 1235.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인기가 치솟았다. 달러화 현금은 물론 달러 예금에도 소비자들이 쏠렸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주요 5개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 2월말 366억1300만달러에서 4월 17일 470억달러로 확대됐다. 한 달여 사이 100억달러 이상 급증한 것이다. 

 

달러 보험 역시 높은 인기를 구가 중이다. 달러 보험은 보장 내역 등은 다른 보험상품과 같지만, 달러로 보험료를 내고, 나중에 보험금도 달러로 받는 점이 다르다. 

 

국내 주요 달러보험 판매사인 푸르덴셜생명, 메트라이프, AIA생명, 오렌지라이프 등 4개사의 달러 보험 등 외화 보험 초회보험료는 지난 2015년 1380억원에서 2018년 5736억원으로 증가했다. 3년 새 3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특히 올해 들어 성장세는 더 가팔라졌다. 푸르덴셜생명 '달러평생보장보험'의 올해 1분기 신계약 건수는 5335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3월말 기준 메트라이프생명 달러 보험의 누적 판매 건수는 11만6000건, 누적 초회보험료는 330억원을 기록했다. 

 

여타 상품보다 1%포인트 가량 높은 공시이율도 달러 보험의 인기에 한 몫 했다. 푸르덴셜생명 달러평생보장보험은 공시이율이 3.1%나 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75%까지 내려간 초저금리 시대에 3%대의 공시이율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확 끌었다. 

 

게다가 환차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10년 이상 유지된 보험상품의 이자소득에 대한 면세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나 사실 지금처럼 달러화 강세 시기에는 오히려 달러 보험 가입이 바람직하지 않다. 달러 보험은 달러로 보험료를 내고, 보험금도 달러로 받는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높을 때는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내는 보험료가 상승한다. 반대로 보험금을 받을 때는 원·달러 환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 

 

즉, 환율이 낮을 때 달러 보험에 가입하고 환율이 높을 때 보험금을 받는 게 바람직한 전략이다. 요새처럼 원·달러 환율이 고공비행을 할 때는 거꾸로 달러 보험 가입에 신중해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달러 보험은 여타 보험상품에 비해 보험설계사의 판매수수료율이 높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수수료 등을 공제하고 남은 금액만 공시이율로 부리된다”며 “때문에 수수료율이 높을수록 소비자가 손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수료로 떼어 가는 돈이 많으면 공시이율이 낮은 상품보다 소비자의 실질수익률이 오히려 더 저조할 수 있다”고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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