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대차대조표, 2월말 이후 첫 감소…연준 정책방향 바뀌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대차대조표가 지난 2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 양적완화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출처=미국 연방준비제도

[임정빈 선임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대차대조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이 현실화한 지난 2월말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특히 이와 관련, 연준이 정책방향이 금융시장에서 실물경제로 대폭 옮겨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19일 미국 연준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발표된 대차대조표는 전주에 비해 2795억달러 줄어든 7조1727억달러로 집계됐다.

 

로이터 등 외신과 미국 내 경제매체들은 이와 관련, 지난 2월말 이후 지속적으로 대폭 늘어나던 연준 대차대조표가 감소한 것은 이번 주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 배경으로는 외국 중앙은행과 맺은 통화스왑 축소와 비상신용기구(emergency credit facilities)를 통한 채권 및 어음 매입 감소 등이 꼽힌다.

 

연준이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과의 맺은 외환스왑규모는 전주보다 92억달러 줄어든 3525억달러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연준이 비상신용기구를 통해 매입하던 미국 국채와 모기지증권 수요도 줄어 연준 대차대조표 규모 축소에 한 몫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연준이 이번 대차대조표 감소에서 보듯, 정책적으로 큰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금융시장은 연준이 그동안 3조 달러를 퍼부었던 양적완화의 효과로 인해 충분히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은 금융시장에 대한 양적완화를 선택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동안 충분히 올랐던 증시 등 금융시장에 더 지원하기보다는 실물경제를 살려 고용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준은 이와 관련, 이미 금융시장보다는 각 주와 지방자치단체 및 기업 지출 쪽으로 자금지원의 방향을 틀었다고 미국내 경제매체들은 전하고 있다.

 

지난 16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가 코끼리처럼 가격 시그널과 같은 것을 망치려고 채권시장에 진입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혀 이런 방향을 받쳐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권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양적완화로 인해 그동안 안전해보였던 정크본드 등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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