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대책’ 수혜지 부동산 ‘들썩’… 기대와 우려 사이

노원·용산·강남·과천, 투자문의 잇따라
교통·생활 인프라 확충 선행돼야 지적도

정부의 주택 공급 예정지로 지정된 노원·용산·강남·과천 등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노원구 태릉 골프장 일대. 뉴시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서울과 수도권에 주택 13만2000 가구를 추가 공급하는 ‘8·4 대책’이 발표되면서 사업 예정지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이번 공급대책 수혜지로 꼽히는 서울 노원·용산·강남, 경기도 과천 지역 공인중개업소엔 벌써부터 투자 문의가 이어지는 등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선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세대수 급증에 따른 교통 악화와 삶의 질 감소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노원·용산·강남·과천, 투자문의 잇따라

 

부동산 시장에선 이번 대책으로 주목받는 공급지로 서울의료원, 서울지방조달청, 국립외교원 유휴부지, 용산 캠프킴과 용산정비창부지, 태릉CC, 서부면허시험장, 정부 과천청사 일대 등을 꼽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기 수요자들이 선호할 만한 서울권역 중심의 추가 주택공급 추진 부지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도 부각되고 있다.  노원구의 경우 관내 태릉골프장 부지에 주택 1만호가 신규 공급될 예정이다. 뉴타운 개발 호재도 있다. 정부는 뉴타운 등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가 사업지연 등으로 해제된 서울 내 176개소에 대해 공공재개발을 허용했다. 이 중 145개(82%)가 노도강에 몰려 있다.

 

노원구 중계동·상계동 지역 일부 재건축 조합은 공공재건축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 조합 관계자는 “그동안 노원 등 강북 지역 아파트는 단지 규모가 작고 용적률이 낮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이번 정책으로 임대 물량이 다소 늘겠지만 그만큼 일반분양도 많아지기 때문에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임대아파트가 들어오면 세대 수만 늘고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며 반대하는 주민들도 많다. 지역사회에선 저밀도 개발, 교통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노원구의 베드타운화가 심화될 수 있다며 ▲저밀도 주택공급 ▲태릉 골프장 부지 절반 공원 조성 ▲획기적인 교통대책을 요구했다.

 

◆교통·생활 인프라 확충 선행돼야 지적도

 

또다른 수혜지로 꼽히는 과천에는 정부과천청사 일대에 4000가구가 신규 공급된다. 과천에서도 ‘개발 호재’라는 긍정적인 의견과 ‘인프라가 부족한데 주택만 과잉공급된다’는 부정적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정부 발표 당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과천을 주택공급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용산과 강남은 교통과 생활 인프라가 우수해 알짜배기 사업지로 꼽힌다. 용산의 경우 용산 캠프킴 군부대 부지에 주택 3100 가구가 들어선다. 또 용산 정비창 부지의 경우 8000 가구가 공급될 예정었지만 용적률 상향을 통해 2000 가구가 늘어나는 등 총 1만 가구가 공급된다.

 

강남에선 서울지방조달청 부지에 1000가구, 국립외교원 유휴부지 600 가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부지에 200가구가 들어선다. 또 정부와 서울시의 공공 재건축 관련 입장이 정리되면 은마아파트, 잠실 주공아파트 등 대어급 재건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주거 안정과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본격적인 주택 공급 전 도로망 및 대중교통 증설, 상업 및 공원시설 조성 등 인프라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도심을 고밀도로 재개발·재건축하면 양적인 증가가 질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일조권 및 조망권 침해, 극심한 교통체증 등으로 정주환경 및 도시경쟁력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 건설사 호재 기대

 

전문가들은 8·4 대책이 건설업계 전반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신규택지 발굴이나 3기 신도시 등 용적률 상향 및 기존사업 고밀화 등의 공급방안은 예정대로 진행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며 “하지만 정비사업 공공성 강화의 경우 용적률완화 등의 제한적 인센티브만 있어 실제 참여율이 발표된 공급물량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정책 수혜는 대형 건설사보다 중소형 건설사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신 연구원은 “주택공급 효과를 높이려면 가로주택 및 중소 규모 개발이 필수”라며 “수도권, 특히 서울은 추가적인 대규모 택지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대형 건설사의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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