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속 분쟁이 증가하면서 부모가 생전에 특정 자녀에게만 부동산을 증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다른 형제자매들이 해당 사실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상속 절차가 진행된 경우, 상속재산분할과 유류분 반환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상속 실무에서는 부모가 생전에 이전한 부동산이라고 해서 무조건 상속 문제와 무관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증여받은 재산의 규모와 시기, 상속재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에 따라 상속재산분할이나 유류분 반환 청구 과정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다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동상속인 중 한 명이 부모로부터 생전에 부동산을 증여받은 경우 해당 재산은 특별수익으로 평가될 수 있다. 특별수익이란 상속인이 상속분을 미리 받은 것으로 보는 제도로 상속재산분할 시 각 상속인의 최종 상속분을 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이러한 증여 사실이 상속 개시 이후에야 확인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부모를 가까이에서 모시던 자녀가 부동산 관리와 재산 업무를 전담하면서 다른 형제자매들은 증여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다가 사망 이후 등기부등본이나 재산조회를 통해 뒤늦게 알게 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 경우 상속인들은 부동산 등기부등본, 금융거래 내역, 증여세 신고 여부, 증여계약서 등을 검토해 실제 증여 경위를 확인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증여 자체는 유효하더라도 특별수익으로 반영해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며, 다른 경우에는 유류분 반환 청구 대상으로 판단될 수 있다.
최근에는 부모의 의사능력 문제까지 함께 다뤄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고령의 부모가 치매나 인지기능 저하 상태에서 부동산을 이전한 경우에는 증여무효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단순히 증여 사실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건강 상태와 재산 이전 경위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부산에서 상속 사건을 다수 수행해 온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상속전문변호사인 우강일 변호사는 “형제 몰래 증여받은 부동산이라고 해서 모두 반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속재산분할이나 유류분 산정 과정에서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증여 시점과 재산 규모, 부모의 의사능력 여부에 따라 적용되는 법리가 달라질 수 있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속 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관련 자료 확보가 어려워지고 감정적 대립도 심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증여 사실이 확인됐다면 재산 흐름과 증여 경위를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정리하고 법률적 쟁점을 조기에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상속 부동산 분쟁의 상당수가 생전 증여 문제에서 시작된다고 분석한다. 특히 가족 간 신뢰를 전제로 구두로만 이루어진 재산 이전이나 특정 자녀에게 집중된 증여는 향후 상속재산분할 및 유류분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속 개시 이후에는 재산 관계를 정확히 확인하고 대응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글: 우강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