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색] 노진호 젊은건축가그룹 에이더스 대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

건축설계·디자인·시공까지 한번에…건축분야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노진호 젊은건축가그룹 에이더스 대표.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2020.09.07.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젊음이 연륜을 이기려면 기본이 돼 있어야 한다”

 

똑부러지는 말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얼굴에서 풍기는 미소년 같은 이미지, 친근한 말투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카리스마….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감이 넘쳐났다. 노진호 젊은건축가그룹 에이더스 대표(42). 

 

다양한 경험을 두루 섭렵한 노 대표는 건설업계에서도 알아주는 고수(高手)로 통한다. 그는 요즘 여러 프로젝트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를 서울 성동구 서울숲 맞은편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노 대표가 이끄는 젊은건축가그룹 에이더스는 지난 2014년에 설립된 건축디자인 회사다. 건축설계(종합건축사사무소)와 인테리어(전문건설업), 건설시공(종합건설업), 외식사업(이탈리안 레스토랑) 등 총 4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노 대표는 “건축은 큰 범주에서 건축설계, 인테리어, 건설시공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그 분류마다 많은 단계별 업무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면서 “건축설계, 인테리어, 건설시공을 모두 포괄해야 비로소 건축은 만족스러운 품질로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젊은건축가그룹 에이더스는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사업영역을 가지고 있다”며 “결국 건축을 한다는 것은 이 세가지를 모두 소화해 낼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대학에서 건축학과로 진학해 건축설계를 전공했다. 이후 세계적인 글로벌 회사인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에 공채로 입사해 실무 경험을 쌓았다. 

 

그는 “전 직장이었던 희림건축에서는 국내외 다양한 프로젝트의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면서 “건축과 함께 병행돼야 하는 사업의 방식, 계약의 방식, 건축 프로세스 등을 모두 익힐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에이더스는 건축설계에서부터 디자인, 시공까지 한번에 제공하는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로 유명하다. 현재 국내 건축업은 설계와 시공 사이에 벽이 있어서 프로젝트 초기에 계획된 비용과 품질을 결과까지 이어가기가 힘든 구조다. 

 

노 대표는 “고객 입장에서는 건물 하나를 지으려면 건축설계, 인테리어, 건설 등 세 분야를 다 찾아 다녀야 한다”며 “각 회사의 전문성을 판단하는 것은 물론 그 회사를 찾아다니며 검증해야 하는 시간적 비용과 수고로움까지 감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에이더스는 고객과 건축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설계와 시공을 한번에 제공하며 불필요한 프로세스의 개선으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추구한다. 

 

노진호 젊은건축가그룹 에이더스 대표.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2020.09.07.

기업문화도 눈길을 끌었다. 에이더스는 ‘자유롭게 열심히’라는 슬로건 하에 사내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노 대표는 “이는 방종의 의미에서의 자유를 뜻하는 것이 아닌, 업무의 방식과 방법을 개선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됐다”며 “방식을 달리하면 프로세스의 개선을 가져오기도 하고, 방법을 달리하면 기존의 정형화된 틀을 깰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제시했다. 

 

노 대표도 창업 초기에는 힘든 점이 있었다. 그는 “창업 초기 혼자서 책상 하나로 시작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소화해 내야 했다”며 “실적이 적고, 회사 규모가 작다라는 이유로 매번 거절당하고 실패의 연속이었다. 경험과 경력이 없는 것이 아닌데, 신규 회사라는 이유만으로 돌아오는 답변과 시선은 냉랭했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노 대표는 ‘내가 나비가 아니라면 꽃이 되면 된다’라는 신념으로 퀄리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노 대표는 현재 약 30여명에 이르는 임직원들을 진두지휘하는 수장이 됐다. 그는 남다른 친화력과 리더십을 거침없이 발휘하고 있다.

 

노 대표 책상 한켠에는 빛바랜 메모지 한 장이 눈에 띈다. 8년째 같은 자리에 붙어있는 메모라고 했다.

 

“내 스스로에게 엄격하지 않으면 클라이언트가 우리에게 엄격해질 것이다. 좋은 디자인을 도출해내는 것은 원칙의 문제이지, 선택과 타협의 몫이 아니다”라는 내용이다. 그는 “이는 자만심을 스스로 경계하고, 끊임없이 노력하고자 하는 투철한 신념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노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그의 번뜩이는 재기를 엿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시대, 노 대표는 건축가로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그는 “에이더스는 건축물의 계획과 디자인뿐만 아니라 건축물의 구매, 유통, 사후관리 등 건축의 테두리라 할만한 영역에서도 그런 시대정신을 반영할 수 있도록 사업영역과 경험을 하나둘씩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면 건설관리용 스마트앱인 ‘하우스 플래너’와 같은 소프트웨어로 시공의 안전과 과정을 관리하면서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분석해 효율적인 시공관리가 가능해진다”며 “이렇게 시공의 외연이 넓어지면 이에 따라 건축의 디자인도 다양화·고도화가 이뤄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질문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에이더스의 목표는 what(무엇)이 아닌 how(어떻게)에 있다”며 “우리는 사업이나 프로젝트보다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그 중 하나가 ‘모듈러 하우스’인데, 고민과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모듈러 하우스 뿐만 아니라 유사한 이슈들에 있어서도 사회적 기여가 기반돼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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