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코로나 재확산에 연말 특수 사라질까 전전긍긍

국내 가전업체들이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따른 판매량 감소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은 LG전자 직원이 멕시코 레이노사에 위치한TV 생산라인에서 ‘LG 올레드 TV(모델명 65CX)’를 생산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오는 27일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미국의 쇼핑 시즌이 본격 개막하지만 가전업계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빨라지면서 자칫 유통 매장이나 공장 폐쇄 등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회사들은 TV를 비롯한 최대 가전시장인 미국·유럽 등지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3분기 글로벌 TV·생활가전 시장에서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3분기 TV 출하량에서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북미 지역의 TV 수요가 예년보다 20% 늘고 기업들도 올 상반기 미뤄둔 출하를 재개한 게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두 회사는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를 맞아 생산량 확대 등 준비태세를 갖춰오고 있다.

 

 하지만 주요 국가에서 연일 코로나 확진자수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역대 최대인 19만 5542명까지 늘었다, 유럽의 누적 확진자수는 1500만 명을 넘어섰다. 상황이 이렇자 프랑스를 비롯한 영국·독일·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필수 업종을 제외한 곳은 봉쇄조치를 내린 상태다. 프랑스는 이달 27일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다음달 4일로 일주일 연기하기로 했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 경제 봉쇄론이 불거지고 있어 연말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국내 가전업체로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23일부터 캐나다 최대 도시 토론토를 중심으로 식당을 비롯한 각종 소매 영업의 현장 매장을 닫고 개인 서비스 업종 운영을 중단하는 경제 봉쇄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미국도 주(州) 정부 단위로 코로나 대응 단계를 높이는 분위기여서 매장이나 공장 폐쇄 등의 강도높은 조치가 확산할 가능성이 커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LG전자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북미 시장의 TV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멕시코 레이노사 공장에서 생산하는 TV 생산라인을 풀가동해왔다. 최근 들어 생산량도 지난해보다 30% 늘려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북미 지역의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연말 유통 특수를 앞두고 TV 등의 생산을 늘리고 있으나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자 두 회사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형 행사를 앞두고 온라인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10%에 불과했던 양 사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코로나 락다운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20%, 하반기에는 30%까지 늘었다. LG전자는 지난달 말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온라인 매출 비중이 현재 30%에서 최대 50%까지 증가할 것”이라면서 “온라인 특화 제품과 디지털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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