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농도 아트로핀 점안액으로 어린이 근시 진행 억제 가능"

지난달 식약처 품목허가 승인 받아 본격적 치료에 사용

[세계비즈=이경하 기자] 근시는 멀리서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초점이 망막 앞에 맺혀 근거리는 잘 보이지만 먼 거리가 잘 보이는 않는 굴절이상으로, 소아의 대부분이 안구 안축장이 길어서 발생하는 일명 축성 근시이다.

 

세계적으로 소아 근시 유병률은 서양인이 매우 적어서 12~17세 미국인은 12% 정도이나 한국,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폴 같은 동양인에서는 80~90%에 달한다.

 

인구학적 특성 상 동양인 안구가 서양인에 비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12년 한국인 국민건강통계에 의하면 12-18세 근시 유병율은 80.2%에 이른다.

 

정상적인 안구의 안축장은 출생 시 17mm, 2~3세에 21mm, 성인이 되면 23mm 정도가 된다. 신체와 함께 안구도 16세까지 성장을 멈추지 않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근시가 더욱 진행되고, 초등학교 3~4학년이면 약 50% 학생이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 근시는 미취학 연령부터 시작해 학령기 초중반까지 매년 빠르게 심화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눈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아 시기부터 진행된 축성근시가 성인이 되어 -6.0 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가 되는 경우, 실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안질환 발병률이 매우 높아진다.

 

고도근시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황반병증 60배, 망막박리 7.8배, 녹내장 2-3배로 발생위험이 증가하므로 소아 근시 진행을 억제해 고도 근시가 되지 않게 관리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전에는 소아 근시 진행을 억제할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안경도수만 계속 바꿔주는 형편이었다. 드림렌즈 착용 시 근시진행이 42% 정도 억제된다고 하지만 드림렌즈는 7~8세 이상, 그리고 난시가 없는 경도 근시에만 처방이 가능해 사용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최근에는 1% 아트로핀 점안이 근시 진행을 억제한다고 보고되었으나, 동공을 확대시켜 눈부심이나 근거리 독서 장애를 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있고 국내 식약처에서는 12세 미만 처방을 금지해 실제 임상에서 사용이 어려웠다.

 

그러나 1%보다 낮은 저농도 아트로핀 점안액은 부작용이 거의 없으면서 근시 진행 억제효과는 유의하다는 연구논문이 대만, 싱가폴, 홍콩 안과 학자들로부터 보고되었다.

 

 

한국에서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김안과병원에서 0.125% 아트로핀 점안 안약에 대한 임상 3상 연구가 완료되었고, 지난달 2일 ㈜라이트팜텍이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 승인을 받아 이 달부터 본격적 치료에 사용된다.

 

지난 7월 열린 제19차 대한안과의사회 학술대회에서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한진우 교수는 국내 임상 결과 0.125% 아트로핀 점안은 근시 진행 95% 대상자 중에 근시 진행 정도가 50% 정도 억제하고, 눈부심, 알러지 등 부작용은 2-5%로 경미하게 나타났으며 약 2주~1달 정도면 아이들이 적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민병무 우리안과의원 원장은 “경도의 부작용은 안과전문의와 함께 하면 잘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취침 전 저농도 아트로핀 한 방울을 점안하고 후에 인공눈물을 넣으면 알러지 반응 등을 사전에 예방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gh081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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