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김대한 기자] “사진·영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플랫폼을 꿈꿔요.”
사진과 영상 촬영의 허브가 되고자 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브리피는 촬영 중개 플랫폼으로 의뢰자와 공급자(제작사·사진작가) 사이에 다리가 된다. 이후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 시장의 나침반이 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세계비즈&스포츠월드는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절차는 간단하다. 촬영이 필요한 기업의 사진과 영상 의뢰를 받는다. 브리피는 이를 바탕으로 자체 개발 알고리즘을 통해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사진작가와 제작사를 연결한다.
의뢰받은 건에 대해 가장 최적의 전문가 3팀이 추천된다. 예를 들면 3D 촬영이 필요한 경우 3D에 대한 전문성과 촬영목적, 활용방안, 제작 예산 등을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전문가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후 결과물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중간 소통을 통해 기안을 맞추고 불필요한 기술과 인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관리 감독까지 다하면 브리피의 소임이 끝난다. 이 과정에서 10∼20%의 중개수수료를 획득한다.
있을 법한 서비스지만, 떠오르는 플랫폼이 없다. 가격도 제각각이다. 업계의 적정가에 대한 정보는 찾기 어렵다. 촬영 규모, 인력, 투입 장비, 기술, 배포 채널 등에 따라 가격 책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획 단계에서 합의된 내용이 최종 컨펌 단계에서 엎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촬영물을 전달하고도 차일피일 금액을 지불하지 않는 클라이언트도 있다. 소비자와 공급자 누구도 편하지 못한 현재의 시장 상황이 브리피가 탄생한 배경이다.
브리피 신영욱·서욱진 공동대표는 “대표 포털인 네이버에만 검색해도 수많은 사진작가와 영상 제작사가 등장한다. 하지만 누가 나의 촬영 목적과 콘셉트에 가장 적합한지 알 수 없다. 수많은 전문 용어와 복잡한 절차로 인해 소비자들이 난처할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작가·제작사도 마찬가지다. 업계에선 약 97%가 사진작가가 프리랜서 혹은 4인 이하의 작은 팀으로 활동하고 있고 약 2000개 이상의 영상 프로덕션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영세업자들로서 일거리를 확보하는 것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다. 전문성이 입증되지 않는 이들도 시장에 참여해 가격을 다운시켜 생태계를 더욱 교란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시장에 중간 허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뛰어들게 됐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광고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국내만 6.5조의 규모로 파악된다.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2022년에는 디지털 광고시장이 방송과 신문을 모두 합친 오프라인 광고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브리피는 “코로나19로 인해 광고비용을 줄이는 케이스도 많지만, 언택트 트렌드가 빠르게 촉진되면서 디지털 광고시장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흔히 사진과 영상 촬영을 떠올리면 오프라인 스튜디오를 생각하기 쉽다. 프로필 사진이 필요한 취준생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브리피를 찾는 대부분의 고객은 기업이다.
브리피는 “처음에는 B2C(기업과 고객간 서비스)서비스로 시작했다가 언택트 트렌드로 인해 디지털 광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B2B(기업과 기업 사이의 거래)촬영 중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특히 기업에서 사진 및 영상이 급하게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느꼈다. 마케팅 담당자분들이 소위 ‘멘붕’에 빠져서 연락을 주시는 경우가 많다. 이때 최대한 빨리 결과물을 안겨드리면 정말 고마워해서 뿌듯할 때가 많다”고 미소를 띠었다.
브리피가 내세우는 차별화 지점은 ‘맞춤형 매칭’이다. 검증된 작가·제작사를 촬영 목적, 기대 효과, 예산에 맞춰 공급하고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결과물을 의뢰자에게 전달하는 게 핵심이다. 촬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브리피는 부지런히 발로 뛰었다.
브리피는 “현재 600팀 정도의 작가·제작사를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있다. 검증 선별을 해서 신뢰할 만한 곳들로 확실히 제휴한 상황이다. 신뢰 받을만한 작가·제작사를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소위 ‘스타 작가’를 섭외하기 위해 해당 작가를 공부해가며 발로 뛰었다. 브리피는 “접촉할 때 우리에게 거리를 두는 분이 정말 많았다. 정말 미팅 한 번 잡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작가 매거진을 만들었다. 해당 작가에 대한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한 뒤 인터뷰 요청을 드렸다.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알 수 없을 디테일한 질문지를 보여드리니 마음을 조금씩 열었다. 그렇게 연결과 연결을 통해 좋은 작가분들을 늘릴 수 있었다”고 했다.
브리피의 의지는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VC NEST(네스트)를 통해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네스트는 최근 한국 지사를 론칭했고, 첫 투자 대상으로 브리피를 낙점했다.
이제 브리피의 다음 걸음은 기술을 향해 간다. 브리피는 AI·AR을 통해 사진작가를 직접 부르지 않고도 고품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브리피는 “200년간 이어온 사진촬영 방식에 혁신을 만들고 싶다. 수요가 높다. 음식점, 숙박업소, 중고 거래 플랫폼 등에 사용되는 간단한 홍보 사진들을 촬영하기 위해 일일이 작가를 섭외하기엔 비용이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그래서 간단한 제품 사진의 경우 브리피 앱을 통해 AR 촬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이후 스마트폰으로 가이드 라인에 맞춰 촬영해 전송하면, AI가 구도, 색도, 채도 보정을 하여 고품질의 사진을 제공하는 방식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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