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색]김동국 ‘센시콘’ 대표, 비대면 최강 스타트업으로 무한 가능성

"배달앱 연동 포스...기능 더할 수 있어

장애인도 쉽게 쓸 수 있는 키오스크도

소상공인들에 단골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

안면인식, 음성 AI 업체와 협업 추진"

김동국 센시콘 대표는 포스 단말기 결제 시스템에서 시작한 새로운 소상공인용 플랫폼으로 어마어마한 영역 확장에 나선 상태다. 센시콘 제공

 

 

 [세계비즈=한준호 기자] 참신한 혁신은 거창한 데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우연히 포착한 소소한 것에서 출발하곤 한다. 

 

 김동국(47) 대표의 센시콘이라는 회사 역시 더는 혁신이 나올 것 같지 않은 분야인 포스(POS) 단말기에서 시작했다. 포스 단말기는 말 그대로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식당, 편의점, 옷가게 등에서 이용 후 결제할 때 쓰는 기기다. 그런데 센시콘은 이 포스 단말기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자영업자에게 제공하고 더 나아가서 키오스크 등을 활용해 무인점포 운영까지 가능한 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동국 대표는 간편한 복장에 자유로운 스타일이 돋보였다. 스타트업을 이끄는 리더답게 열정도 넘쳐 보였지만 능수능란하게 사업 영역을 설명하는 데에서 확신이 넘치는 사업가의 면모도 엿볼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주문 앱에서 시작한 센시콘을 거대한 가능성의 플랫폼으로 발전시켰다. 사실 주문 앱을 개발한 후 처음 부닥친 장애는 낡은 포스 단말기의 프로그래밍 언어였다. 주문 앱 연동은커녕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포스 단말기 시장은 20여년 이상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면서 “과거 프로그램 소스를 그대로 쓰고 있는데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전문인력을 전혀 갖추지 않은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회고했다. 결국, 김 대표는 포스 시스템을 따로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김 대표는 “포스 프로그램을 아예 새로 만들어야 했는데 기존 시스템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고 앞으로 대대손손 쓸 수 있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포스 단말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여기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만약 식당을 운영하다가 요즘처럼 비대면 배달이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배달 앱과 연계하고 싶다면 그게 가능한 결제 시스템으로 손쉽게 바꿀 수 있다. 여기에 1년 전 매출과 현재 매출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분석해줄 수도 있다. 더 나아가서 센시콘이 보유하고 있는 표준 데이터를 통해 매장을 열고자 하는 지역에서 주로 배달이 많이 되는 음식 종류와 매출 규모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무인점포 운영도 가능케 한다. 결과적으로 소상공인에게는 요즘처럼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무기를 갖출 기회를 제공해주는 셈이다. 

 

 김 대표는 서울의 한 재래시장에서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하던 부모님 덕분에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었다. 김 대표도 스스로 처음 외식업을 하려다 주문 앱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면서 지금처럼 모든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 영역을 개척하기에 이르렀다. 

 

 김동국 대표는 “50년 가까이 장사하시던 부모님께서 얼마 전 그만두셨는데 오랫동안 지켜봐 오면서 느낀 것은 사용자가 사용하기 편한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하는 사람이 관리가 잘 돼야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이라며 “그렇게 소상공인에게 단골을 만들어주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 단말기 시스템 외에 센시콘의 키오스크는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에게 유용해 다양한 외식매장과 업체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대화형 음성 인식이 가능하고 자신이 즐겨 이용하는 매장의 키오스크나 앱을 통해 “해장 되는 것 좀 보여줄래?”라고 물어보면 이용자와 매장에 최적화된 식단을 보여주는 기능까지 갖췄다. 장애인에게는 디지털 점자로 메뉴와 결제가 가능케 키오스크 화면에 띄우고 음성 지원은 물론,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위해 메뉴가 아래로 나오도록 화면을 최적화해서 보여주기까지 한다. 

 

 김 대표는 “현재는 키오스크와 앱 주문 모두 가능하고 전자 식권 시스템도 모두 갖췄다”며 “궁극적으로 맞춤형 데이터 제공이 우리 회사의 궁극적 목표이기에 자체적으로 여러 서비스가 가능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 대표의 이력도 독특하다. 외고를 나와 대학에서는 영어를 전공했지만, 도중에 중퇴했다. 좋아하던 컴퓨터 덕분에 각종 컴퓨터 기술을 익혔고 지금도 좋아하는 영화를 배우러 일본에 유학 갔다가 현지 대학에서 디지털 미디어를 전공했다. 귀국하면서 당시 국내에서 생소한 국제공인 컴퓨터 기술 자격증도 여러 개를 습득했고 이후 중앙대학교에서 자신의 경력을 살려 강의를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에서도 일한 적이 있는데 IBS(인텔리전트 빌딩 시스템) 담당 부서였다. 엘리베이터로 올라갈 때 가장 가까운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게 하는 빌딩 관리 시스템으로 오늘날로 치면 사물인터넷(IoT)의 원조 분야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사회복지사 학사를 취득하기도 했는데 전공을 살려 장애인을 위한 키오스크도 개발한 것이다. 

 

 김동국 대표는 뭘 하나 파고들면 끝까지 파고드는 성향이다. 영화학도였던 그가 지금 가장 관심을 가진 분야는 바로 소상공인을 위한 통합 플랫폼 구축이다. 최근에는 로봇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는 중이다. KT와 LG전자의 서빙 로봇, 배달 앱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로봇에도 센시콘의 결제 시스템 결합을 위한 작업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 골프장 안 클럽하우스에도 센시콘의 시스템을 접목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순항 중이다. 김동국 대표는 “베트남에 먼저 진출하고 일본도 포스 단말기 제조업체 중 하나인 후지쯔에서 먼저 제안이 들어와서 검토하고 있다”며 “요즘에는 안면인식, 음성 AI(인공지능) 업체와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tongil77@segye.com

 

 

<약력>

 

동경디지털전문대학 디지털미디어학 전공

 

중앙대학교 정보통신 강사

 

한양대, 한양여대, 동국대 강사

 

성덕대학교 평생교육원 부원장

 

㈜보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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